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에서 지난달 29일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해상 풍력의 생산원가는 육지의 두 배에 달하지만 소음과 주민안전을 고려해 바다로 입지를 정했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으로 도에 필요한 전기의 90%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풍력발전은 바람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다.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며 전 세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2.9%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520억달러로, 2017년에는 79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로드맵은 전망했다.

중소기업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중소형 규모의 풍력발전이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로드맵이 재구성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중소형 풍력 기업은 911개다. 소기업 875개, 중기업이 32개, 대기업이 4개다. 중소형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587억2000만원으로 2018년에는 118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풍력발전분야는 기술 자립도가 높은 편이다. 로드맵이 최근 10년간 국내에 출원된 중소형 풍력발전 특허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3%가 내국인이 출원한 특허였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중공업(333건), 대우조선해양(135건), 현대중공업(116건)의 기술개발이 활발했다. 중소기업에선 육천건설(13건) 이레엔지니어링(11건) 씨에이코리아(10건) 유니슨(9건) 등이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발전 분야에서 중소기업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 것은 ▲풍력에너지를 특수용도에 적응 ▲전력 급·배전 ▲베어링 부품 제조방법 등이다. 특히 풍력 급·배전 분야는 전체 국내 특허 중 중소기업 출원비율이 27%로 다른 기술에 비해 높은 축에 속했다. 

◇소음 때문에 반발 거세…해양풍력발전이 대안=한국의 풍력발전 성장 속도는 더딘 편이다. 국내 신규 설치된 풍력발전 용량은 2013년 기준 60MW, 누적량은 506MW다. 전 세계 점유율은 0.17%로 29위다. 환경규제와 인허가상의 문제로 사업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이 로드맵의 분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소음과 저주파음이다. 2011년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지에 게재된 ‘풍력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환경소음 및 저주파음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기는 날개와 바람의 마찰로 특유의 소음과 저주파음이 발생한다. 저주파음은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인체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력발전설비가 기피시설로 전락하다 보니 각종 분쟁도 빈번하다. 부선풍력㈜은 전남 장성군 태청산 일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입안서를 제출했으나 소음 등을 이유로 불허 통보를 받았다. 지자체 결정에 반발한 이 회사는 지난 7월에 행정심판을 냈다. ㈜동대산풍력발전도 최근 같은 이유로 울산시에 행정심판을 냈으나 기각됐다.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울산 북구 대안동 일대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계획하며 지자체 요구에 따라 세 차례나 수정안을 냈으나 최종적으로 불허 통보를 받았다.

설치과정에서의 환경파괴도 문제로 거론된다. 풍력발전설비는 고도가 높은 곳에 주로 설치된다. 지상보다 바람이 세서 에너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설비를 세우기 위해 산을 깎고 나무를 베는 일도 허다하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풍력발전소를 설치한다면서 환경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다.

이와 관련,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해양풍력발전단지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풍력발전이 제대로 되려면 지금처럼 민간에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계획을 짜야 한다. 육상풍력은 생태·환경 측면과 주민피해를 고려해 가능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정하고 해양풍력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므로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