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고, 해당 기업의 민원창구 역할을 하면서 민관유착 논란이 일었던 공무원 ‘민간근무휴직제도’를 재정비했지만, 도입 취지에는 여전히 어긋난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관교류 목적으로 도입하고 규정을 강화했음에도 파견 공무원들이 파견기업의 민원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고, 허용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아 이 제도가 공무원 소득증대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 국정감사 현장을 취재하면서 국회의원들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올해 환경부 민간근무휴직자는 3명인데, 환경부로부터 화학물질 등 제재를 받거나 관리를 받아야 하는 대기업 3곳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공무원은 업무추진실적에 대기업 현안처리를 위해 활동한 내용을 버젓이 알리기도 했다. 또 같은 당 김해영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에서 파견한 4명의 공무원 연봉은 1인 평균 9000만원 수준으로 파견 전보다 30% 가량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에 따르면, 산업부의 경우 연관성이 큰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해당기업의 법인카드까지 사용했다. 같은 당 문미옥 의원은 “올해 민간근무휴직제를 이용하고 있는 공무원 57명 중 27명이 1억원 넘는 연봉을 받고 있다”고 했다.

민간근무휴직제는 공무원이 민간기업 경영기법이나 업무방식을 배우고, 한편으로는 기업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실효성있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정부가 제재하거나 관리해야 할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높은 소득까지 받게 되면, 복귀 후 이른 바 ‘봐주기’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민간근무휴직제 운영 대상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기업에서만 근무하도록 국한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일정부분 지원을 한다면 고액연봉 논란이 줄어들 것이며, 복귀 후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처럼 우려됐던 민원해결사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처한 여러 상황을 이해하고 실상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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