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 가운데 하나인 ‘애자일(Agile)’이 주목받고 있다.

애자일은 ‘날렵한’, ‘민첩한’을 뜻을 가진 형용사로 IT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단어다. 전반적인 개발계획을 세운 뒤 이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과 달리 고객에 초점을 맞춰 유연하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을 뜻한다. 프로세스 자체보다 ▲팀원 간 상호작용 ▲문서보다 실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 ▲계약과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 ▲계획이행보다 변화에 민첩한 대응에 더 큰 가치를 둔다. 계획완수가 아닌 고객에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최종목표기 때문이다.

요구사항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이에따라 프로젝트에서도 일을 작게 쪼개고 우선순위를 가려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 웹브라우저 시장의 80%를 넷스케이프가 점유하던 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시 ‘애자일’방법을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사용자피드백을 적극 수용한 테스트를 매일 진행하면서 개발된 익스플로러가 출시 1년만에 시장점유율 30%, 2년만에 60%, 3년만에 80%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늘면서 애자일 방법론을 경영에 확대, 적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사업 및 부동산 전문기업 REA는 애자일 방식을 적용해 조직문화변화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마케팅을 위해 매달 최대 10만통의 이메일을 일괄적으로 발송했던 REA는 발송방식과 내용을 달리했다. 수신자를 그룹별로 분류하고, 분류한 그룹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 또는 형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응답률을 분석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이메일을 토대로 최적의 소통방식을 찾아 조정하는 일을 반복했다. 이로 인해 이메일을 열어보는 비율이 두배나 증가했다는게 REA측의 분석이다. 글로벌 패션기업인 자라, H&M, 유니클로 등도 애자일 방식을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패션쇼를 통해 다음 시즌에 유행할 물량을 준비하는 전통적 방식 대신, 트렌드 예측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한번 정한 디자인은 15%이내만 생산하고, 나머지 85%는 고객 반응에 따라 수요를 조절하거나 디자인을 바꿔가며 생산한다.

기업을 ‘애자일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력과 기업문화가 뒷받침 돼야한다. LG경제연구원 강진구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IT개발 기법 그 이상으로 주목받는 애자일’ 보고서에서 “우리기업들은 연간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연말에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로 인해 환경변화에서 오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역할과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대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조직풍토를 만들어야 민첩한 대응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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