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화장품을 포함한 ‘할랄산업’이 성장하면서 물류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할랄인증 기준에 맞춰 원료공급을 시작으로 제조공정, 보관, 유통 등을 통합관리하는 할랄물류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슬림 인구가 중동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분포해 있어 할랄제품을 유통하는 물류의 중요성은 커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다이나 스탠다드는 2013년 할랄식품 물류비용만 194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최종판매가격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15%로 추정했을 경우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할랄인증 기준에 따르면, 할랄제품과 비할랄제품이 섞이거나 동일한 장소에서 보관·운송·제조해선 안된다. 예컨대 식품의 경우 각국 할랄인증기관에서 금지한 하람식품을 함께 싣거나 또는 실었던 운송수단에는 실을 수 없다. 돼지고기가 대표적이다. 또 소, 닭, 오리와 같은 이슬람 율법상 합법적으로 식용 가능한 동물의 경우에도 5km 이내 돼지 도축장이 있어선 안된다. 제품포장부터 조리과정까지 할랄식 요건에 부합하는 작업장, 장치, 도구, 위생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관이다. 전 세계 각 지역으로 공급해야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야 한다. 식품의 경우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한 첨가물이나 방부제 등은 대부분 하람원료이기 때문에 사용해선 안되고, 온도나 습도 등도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 또 창고 내 이동 과정에서도 비할랄제품과 접촉하지 않도록 동선을 설계하는 등 비할랄제품과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 보관장소를 벗어나 이동할 때도 육상, 해상, 항공을 막론하고 이에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 유통담당자에 대한 규정이 있는 국가도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내 할랄창고 모습<사진=코트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는 2006년부터 말레이시아로부터 할랄인증을 받은 식품전용 보관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된 할랄식품이 다시 유럽 전역으로 퍼져가는 유통관문이다. 돼지고기, 알코올류와 할랄식품을 완전히 분리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슬람식 식법 규정을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인력이 음식을 이동하거나 보관과정 일체를 관리한다.

또 싱가포르 쿨포트(Coolport)는 처음으로 할랄인증을 받은 항공 화물 허브다. 프랑스도 말레이시아와 협력해 2012년부터 마르세유 항구에 할랄유통센터를 짓고 있다.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도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한 할랄물류기지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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