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이하 중견기업특별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견기업특별법은 중견기업에 대한 시책을 마련한 법적근거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견기업특별법은 단지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만을 정한 법이 아니다. 현재는 중소기업이지만 차후 성장이 가능한 중소기업들을 ‘중견기업 후보기업’으로 보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견기업특별법에 따르면 ‘중견기업 후보기업’이란 “중소기업 중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가능성이 높고 혁신역량이 있는 기업”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업이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유망 중소기업을 별도로 관리해, 중견기업으로의 원활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세부기준은 중견기업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예고에 들어가면서 밝혀졌다. 중기청이 지난 2월28일부터 4월9일까지 입법예고에 들어간 시행령 안을 보면 정부가 어떤 기업에 대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할 것인지가 드러난다.
 
의류 종이 1차금속 전기장비 매출 1000억이상 해당
 
시행령 안에 따르면 중견기업 후보기업은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첫번째 경우는 규모의 확대 등으로 이미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지만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3년간 유예가 적용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은 유예기간이 끝나면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게 돼 각종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소위 중소기업의 ‘졸업’을 앞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하도록 법으로 정한 것이다.
 
두번째 경우는 현재 중소기업이지만 장래가 유망한 기업이다.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업종에 따라 300억원에서 1000억원 사이며,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15%이상이거나 또는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2%이상인 기업이다.
 
정부가 어떤 기업을 유망 중소기업으로 보고 지원할 지가 법으로 정해진 것은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정부가 중견기업특별법에 따른 지원정책을 만들 때 이들 기업들은 중소기업이면서도 지원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중소기업기본법 상 지원정책이 더 이상 몸에 맞지 않을 만큼 성장 중인 기업에게, 규모와 상황에 맞는 정책이 지원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중견기업 후보기업 업종별 매출액 기준

<자료=중소기업청>

매출액 기준은 업종별로 세분화됐다. 제조업 중에서도 의류, 신발, 종이, 1차금속, 전기장비, 가구 업체는 전년도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경우 중견기업 후보기업이 된다.
 
농업, 건설업, 도소매업, 전기·가스·수도업과 식료품 제조업, 전자부품, 화학물질 등의 업종은 매출액 700억원 이상으로 기준이 정해졌다. 또 운수업, 출판·영상·방송통신, 의약품, 의료기기 등은 매출액 550억원 이상일 때 중견기업 후보기업이 된다.
 
중견기업 후보기업의 기준을 매출액으로만 정한 이유는 2015년부터 중소기업 기준이 매출액으로 단일화되기 때문이다. 현행 중소기업 기준은 업종에 따라 종업원 수, 자본금, 매출액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기준을 매출액이라는 기준 하나로 개편한 중소기업 기준안을 확정한 바 있다.
 
중견기업특별법은 중견기업 후보기업 외에 중견기업 지원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시행령 안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의 자격을 명확히 했다.
 
중견기업, 대중소기업 상생법 등 보호대상 포함
 
중견기업특별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과 수탁·위탁거래 관계에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대상이라고 정하고 있다. 시행령 안은 이 법의 보호대상인 중견기업의 범위를 “3년 평균 매출액 6000억원 미만인 기업”으로 정했다.
 
특별법은 또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이러닝 개발사업에 중소기업과 함께 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했다. 시행령은 이러닝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중견기업의 범위를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구체화했다. 다만 해당기업의 공공사업 의존도 완화 및 자생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적용기간을 중소기업 졸업 후 3년간으로 제한했다.
 
중소기업진흥법에 의한 가업승계지원 대상 역시 “중소기업”에서 “직전연도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확대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가업상속공제 대상 범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특별법은 그러나 중견기업 또는 중견기업 후보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 구체적인 지원책은 7월22일 법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사다리가 제대로 놓일지는 7월 이후 본격적으로 판가름날 것이라는 의미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