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베트남에 진출한 주방용품 업체 해피콜은 홈쇼핑을 기반으로 프라이팬을 팔아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현지의 한 업체가 모조품을 팔기 시작하며 판매가 시들해졌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 회사는 베트남 공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현지 공무원들은 위조품을 집중 조사해 모조품을 몰수하고 이들 기업에 과태료 1400만동(약 70만원)을 물렸다.

# 베트남 시장관리국 공무원은 지난해 한 용접기계에 현대(HYUNDAI) 마크가 찍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상표권 침해라고 판단한 시장관리국은 베트남 지식재산국에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그룹이 2011년에 상표권을 등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식재산국은 해당 제품은 상표권 위반이라는 문서를 발급해 줬다. 현대는 이 문서를 기반으로 상표권 침해에 대응 할 수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이 현지기업의 지식재산권 침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기 제품이 나오면 상표나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모조품을 만들어대는 탓이다. 

코트라 박시영 해외지적재산권 사업단장은 12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베트남은 지식재산권 속지주의 원칙을 따르니 현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속지주의란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을 해당 국가에 등록해야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침해가 가장 빈번한 것은 상표다. 상표는 선등록이 원칙이다. 먼저 제품을 팔았더라도 상표권 등록을 해놓지 않았다면 권리를 빼앗길 수 있다. 베트남 지식재산국 응웬 빅 짬 부국장도 11일 특허청과 코트라가 주최한 베트남 지식재산권 관련 세미나에서 “지재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원칙은 선등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기업이 ‘알박기’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코트라 해외지재권보호사업단이 지난 4월 낸 해외 지재권 대응 사례집에 따르면, 한 중소기업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판매하던 중 현지기업으로부터 상표권 침해 경고장을 받았다. 현지기업은 우리 기업에 수출 중단을 요구하는 동시에 상표권을 사고 싶다면 2000만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베트남에서 상표권을 확보하려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2010년 특허청이 낸 해외지식재산권 보호 가이드북에 따르면, 과거에는 상표권을 등록하는데 14~16개월이 소요됐다. 2013년 코트라 호치민 무역관이 낸 베트남 지식재산권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에는 12개월까지 단축됐다. 예전보다 빨라지고는 있으나 한국에선 빠르면 3개월이면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느린 편이다.

중소기업이라면 베트남에서 상표를 출원하는 비용의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특허청과 코트라가 운영하는 베트남 IP데스크를 통해서다. 여기서는 기업이 출원하는 지식재산권 1건당 소요비용의 50%를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4건까지 신청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 관련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구제해주는 사업도 있다. IP데스크에서는 우리 기업이 지재권 피해를 입은 경우 행정구제에 따른 비용을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지원 한도는 최대 1만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