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자기를 극복하는 거룩한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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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자기를 극복하는 거룩한 긍정 [그림을 읽다:Artist] <59>이태량 작가의 명제형식과 무경

기사입력2016-10-14 13:24

김현성 객원 기자 (kissgallery@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명제형식 Propositional Form, oil and acrylic on paper, 33.3 × 45.5cm, 2013-2016

비트겐슈타인의 ‘세계의 본성’에 대한 형이상학적 진술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않아야 한다”와 노자의 ‘자연의 도’에 대한 형이상학적 진술 “하는 것이 없기에 아니 하는 것이 없다(無爲而無不爲)”는 놀랍게도 유사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무위자연’을 언급하며 단지 도를 좇아 자연처럼 살자고 요구하듯 말하고 있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정작 정신을 가두는 불필요한 말이다.

무경산수 Liberated Landscape, oil and acrylic on canvas, 112 × 194cm, 2016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무경산수(Liberated Landscape 無境山水)는 관념을 좇아 현실도피의 은거를 표방하는 인공개념의 산수가 아니다. 인성과 자연의 합일이 없으며, 속세를 떠나 자연에 귀의하여 안식을 취하지도 않는다. 무경산수에는 새로운 가치를 위한 부정이 있으며, 도덕적 명령을 거부하는 자유의지가 있다. 개개를 초월하여 시민의식의 성장, 민중문화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창조의 놀이가 있다. 거기에는 끊임없이 자기를 극복하는 거룩한 긍정과 삶의 예술로서의 이상이 있다.(작가노트 중)[정리=키스갤러리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