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돕는 기관으로부터도 중소기업은 이래저래 차별까지 당하고 있다. 14일 심상정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신보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중 하나인 유동화보증 규모가 2013년 3조4107억원에서 2015년 1조7081억원으로 2년 사이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부실대기업 지원을 위한 시장안정 P-CBO’는 3조4444억원에서 6조3771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CBO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을 말하며, 이 중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CBO를 Primary CBO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신보가 대기업 보증을 늘려 중소기업 보증은 감소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에 참여한 기업의 25.7%가 이번 정권들어 ‘자금지원’ 관련 정책이 부실하다고 답했다.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금융보증’은 31.6%로 ‘고용인력’ 37.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현재 위기상황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 207곳 중 가장 많은 38.2%는 ‘기술부족과 자금난’을 원인이라고 꼽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곳 대기업에 들어간 돈만 1조원 가까이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겉돌고 있는 셈이다.

신보 홈페이지에는 ‘중소기업이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경영방침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신보가 대기업을 지원하느라 중소기업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누구는 신용이 낮아서 안 되고, 누구는 신용이 낮으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정부와 신보는 제 역할도 못하고 중소기업을 이렇게 홀대하면서 ‘중소기업 지원’ 운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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