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발효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며 협약 당사국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파리협정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기후기술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돕는 조직을 꾸렸다. 국내 기후기술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면 두 국가 모두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협정이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기후체제다. 오는 11월4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195개 협약 당사국은 자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뒤 이행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보다 37%를 감축하기로 정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배출전망치보다 37%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25.7%는 국내에서 자체 감축하고 나머지 11.3%는 국제 탄소시장 배출권을 이용한다. 탄소시장 배출권이란 다른 나라에 온실가스 감축 시설을 지어주거나 숲을 조성한 뒤 그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분만큼 배출권을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기술이전도 방법 중 하나다. 국내 기후기술을 해외로 이전해 해당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경우, 두 국가 모두 감축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 기술을 이전한 선진국과 이전 받은 개도국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개도국에서는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미래부와 서울시가 주최한 기후기술 컨퍼런스에 소개된 ‘인진’의 파력발전 기술이 대표적이다. 파력발전은 수심 30~50m의 먼 바다에 설치해야 해, 해저케이블로 전력을 전달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연안형 파력발전은 수심 3m에 설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진 김성철 실장은 지난 14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개발한 파력발전기술은 파도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필리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기술을 이전하려면 UN 산하 기후기술센터 네트워크에 가입해야 한다. 직접 가입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이라면 미래부 기후기술협력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래부 최윤억 기후기술협력팀장은 17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기술 관련 기업이라면 어디든 참여할 수 있다”며 “기후기술 분야는 신규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