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가 베트남에 이어 우리 기업 제2의 생산기지로 떠오를 것인가?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자원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신정부의 적극적인 경제개발 및 개방정책도 있지만, 이달초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돼 새로운 기회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이 미얀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 진출환경 및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설명회   ©중기이코노미

올해 4월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주정부가 출범하면서 미얀마는 정치·경제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얀마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19년만에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이끌어냈다. 경제해제 조치는 앞선 9월 GSP 수혜국 재지정 이후 약 한 달 만에 단행된 것이다. 미얀마가 GSP 수혜국으로 재지정됨에 따라 미국 수출을 위한 제품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GSP(일반특혜관세제도)는 선진국이 개도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농수산품, 공산품의 제품 및 반제품에 대해 어떠한 대가 없이 관세를 면제하거나 최혜국 세율보다도 저율의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특혜대우를 하는 제도다. 개도국의 수출확대와 공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모든 상품에 관세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고 공여국이 특혜관세대상품목을 정한다. 미얀마의 경우 섬유·의류상품, 라탄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처음 GSP를 실시했던 1974년부터 미얀마를 대상국에 포함했으나, 1989년 4월 군부정권 등장 이후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또 경제제재가 해지되면서 특별제재대상(SDN)에 올랐던 미얀마 주요 기업과의 거래가 자유로워진다. 특히 SDN에서 제외된 Max Myanmar, Htoo Group, Asia World 등 자원, 에너지, 물류, 금융 분야 기반산업 대기업들과의 합작 진출을 도모하는 외국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미얀마 투자 진출 기업의 미국 금융거래 제한도 풀린다. 그동안 미국 재무부의 눈치를 보며 투자진출을 망설였던 미국기업들도 제약없이 미얀마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미국발 미얀마 투자 증가는 향후 인프라 개선, 일자리 증가, 소득수준 향상, 소비시장 확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에따라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아래 체계적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자본력을 내세워 인프라 투자에 활발하다. 일본은 미얀마에 대대적인 원조를 제공해 미얀마 정부와 호의적인 관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일본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미얀마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얀마 경제특구개발에 공격적으로 참여해 제조업 진출 기반을 다진 상황이다.

우리 정부 역시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곽성일 부연구위원은 이날 “미얀마가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인프라를 비롯한 사업환경은 아직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군부 및 민족·종교 간 갈등, 임대료 상승과 같은 부동산 버블 등 돌발변수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이 중장기 계획을 세워 유무상원조, 금융지원, 민간투자를 병행해 시장에 접근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전략시장연구실 이은미 수석연구원도 최근 펴낸 ‘미얀마 신정부 출범과 진출유망분야’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주요 대기업의 경제활동 범위가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이 선제적으로 접촉하고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미얀마 시장은 공개된 통계 정보가 적고 신뢰도가 낮은데다 정부 정책도 변화가 많아 정부 차원에서 믿을만한 정보를 수집해 기업에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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