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태워 잔해 노출시켜 미술작품 아우라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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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태워 잔해 노출시켜 미술작품 아우라 해체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⑥

기사입력2016-10-30 10:23

김정휘 미술평론가 (himanyoman@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관념미학 어워드 선정기준

관념미는 작가관의 독창성 수준이 높거나 상식으로부터 진일보할수록 발생하는 지적인 특성의 아름다움입니다. 관념미의 발현경로는 조형이론, 표현수단, 표현과정, 표현방식, 표현양식, 모티프로 볼 수 있습니다.

선정기준은 ①독창적 조형이론이 존재하거나 관념의 미개척지를 개척하고 있는 경우(최상) ②표현수단, 표현과정, 표현방식, 표현양식, 모티프에서 뚜렷한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상) ③타인의 양식에 기대어 있으나(특정인의 작품에 대한 연상작용이 강한 경우를 의미함) 2번에서 언급한 부문에서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중) ④타인의 양식에 기대어 있으며 개성은 있으되 독창적 조형관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경우(하)입니다.

Bertrand Burtin

제21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 Bertrand Burtin(paray-le-monial 거주)

Bertrand Burtin 작가는 한 존재가 기하학적으로 균일한 크기의 사물을 순차적이고 반복적으로 쌓아올리는 장면을 포착하여 보여줌으로써 ‘모티프’에서 고유성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21회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배경에 배치된 모노톤의 안정감과 사실적 재현성을 어느 정도 고려한 듯 원근법과 명암이 소극적으로 반영되어 있으며 존재는 사물을 든 채로 앞에서부터 물건을 순서대로 쌓아가려는 자세를 취함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뒤에 자연스레 층계를 이루며 쌓인 사물들의 높이 또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의 표현성을 도입한 듯 전통적 회화성과는 달리 리듬이 느껴지는 단순하고 개성 있는 구성적 접근과 모티프의 유니크한 조형관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Rawson Planos

제22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 Rawson Planos(마이애미 거주, FACULTAD DE ARQUITECTURA DE LA HABANA에서 건축 전공)

Rawson Planos 작가는 좌변기 커버 오브제를 일관되게 활용하여 재료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표현수단’에서 유니크한 조형관념을 드러냄으로써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확보하였기에 제22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좌변기 커버는 본래의 용도와 기능과는 달리 설치작품의 재료로 선택되어 벽에 유선형의 우아미를 드러내며 서로 다른 동시에 순차적인 운율의 펼침을 보여주고 있다. 녹색의 안정감과 모노톤의 전일성이 재료의 배치에서 비롯된 리듬과 조형미를 더욱 고양시키며 친숙한 오브제의 낯선 응시를 유도한다. 좌변기 커버라는 산업적 재료의 물성이 잘 드러나는 일관된 활용과 감각적 조합으로 일상과 순수미술의 간극을 좁히는 또 하나의 참신한 조형에 대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노세환

제23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 노세환(경희대 미대 회화과 졸업,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원 석사)

노세환 작가는 과일에 회화적 재료의 물성과 유동적 흐름을 가미한 생동감 있는 ‘모티프’로 유니크한 조형관념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23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모노톤의 차분한 배경을 바탕으로 사과로 보이는 과일을 물감이 감싸며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다. 과일은 허공에 고정된 채로 몽환적으로 전시되고 있으며 리얼리즘적 재현성과 미묘하게 어울리고 있다. 모노톤과 과일의 표면에 드러나는 광택은 색의 경쾌한 리듬을 자아내며 팝아트적인 세련미를 화면에 부여하고 있다.

Valerie Hegarty

제24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 Valerie Hegarty(브루클린 거주, Academy of Art university 학사, 시카고 예술대학원)

Valerie Hegarty 작가는 마크 로스코의 색면추상화를 일부 전소시킨 참신한 재해석을 보여줌으로써 ‘모티프’에서 고유성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24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붉은 색채와 노란색의 서정적이고 모호한 윤곽의 색면덩어리의 접합을 바탕으로 그림의 하단을 불태워 작품의 형상의 일그러짐을 허용하고 잔해를 그대로 노출시킴으로써 미술사적으로도 비중있는 양식에서 비롯된 아우라의 해체와 페이소스를 자극하고 있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대한 이러한 급진적 재해석은 색면추상 특유의 숭고와 엄숙주의에 대한 반발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며 작가가 선정한 모티프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함에 있어 단지 이 작품은 하나의 유명한 소재로서 우연찮게 선택된 것으로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관념미학어워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