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이 어려워 11번가,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알아보니 수수료만 10%가 넘더라. 마진이 20% 정도 남는 상황에서 수수료, 배송비, 물류창고 대여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호현 기쁜가게수퍼 대표)

 

“플랫폼 사업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취하면서 수수료와 광고비를 많이 가져가는 독과점 형태로 변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이정섭 선임연구위원)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최근 공동주최한 ‘온라인 판로 확대, 중소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회에서 나온 중소기업계 목소리다. 온라인 판로를 넓혀보고자 오픈마켓에 입점했지만, 판매수수료에 광고비까지 내고 나니 안 하니만 못한 장사라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소형가전과 모바일 액세서리를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테라웍스 양승식 대표는 “중간에 유통사가 끼면 마진에 차이가 생긴다. 우리는 왜 직접 못 하나. 남의 플랫폼을 쓸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매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 정수정 선임위원은 “중소기업의 생산·판매정보를 수집하고 공공데이터와 접목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황호현 대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이며 지역별로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면 사업할 때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중소기업 협동조합들이 힘을 뭉쳐 오픈마켓과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서강대 김용진 경영학과 교수는 28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판매 플랫폼을 구축해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빅데이터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들이 힘을 합치고, 정부가 이들에 1000억원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상거래팀 한필구 사무관은 “정부 역할이 어디까지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당장은 어렵고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민감하니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