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제기한 ‘순실개헌’에 대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15%만 개헌에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경제 전문 멀티미디어 통신사 ‘뉴스토마토’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개헌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설문조사와 함께 ‘그 이유’에 대한 인터뷰 결과, 개헌에 ‘부정적’이란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으며, ‘중립(30%)’, 답변거부(20%) 순으로 나타났다.

개헌론을 제기한 의도와는 별개로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 그 자체’에 대해 여의도 정치권이 보였던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응답기업 중 85%가 ‘부정적’ 또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개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권력구조에 쏠려있는 반면 재계의 관심은 개헌에 따른 경제적인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헌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한 것은 ‘블랙홀’ 우려다. 응답기업의 38.49%는 ‘주요 경제 이슈들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저성장기조의 고착화, 경제적·사회적 양극화, 내수위축, 구조조정 및 산업생태계 재편, 가계부채 문제 등 당면한 경제 현안들이 개헌논의에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개헌론에 대한 블랙홀 우려 이외 나머지 이유도 경제상황과 관련된 것이었다.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은 것은 ‘경기부양책, 예산편성 등 내년도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23.07%)였으며, 그 다음은 ‘경제활성화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15.38%), ‘개헌 논의에 따른 급격한 변화와 진통이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어서’(15.38%) 순으로 조사됐다. 개헌론이 본격화되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야간 대립과 갈등 등 사회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재계의 시각이 조사결과 나타난 것이다.

또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립’ 또는 ‘답변거부’ 의견을 낸 기업들의 경우 사실상 개헌론이 물 건너갔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고 퇴진압력까지 받는 상황에서 개헌전망이 무의미해졌다는 얘기다.

한편 개헌에 '긍정적' 응답을 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어서’, 중장기적인 경제정책 추진이 가능해지면서 거시경제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어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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