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한번 비정규직이면 평생 비정규직인가’ 토론회에서 스포츠강사들은 기존 11개월인 계약기간을 12개월로 바꾸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초등스포츠강사분과 이병일 사무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면 정규직 전환을 해줘야 하므로, 학교 측은 매년 3월 신규채용을 한 뒤 11개월간 근로계약을 맺고있다. 이 때문에 스포츠강사들은 매년 2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고 말했다.

‘11개월’ 꼼수 채용은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2014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업무가 상시·지속적일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12개월간 채용한 뒤 이듬해에도 다시 채용하면 업무에 연속성이 생기므로, 학교 측은 매년 11개월간 채용하고 1달을 쉬게 한 다음 이듬해 다시 채용하는 것이다.

스포츠강사들의 임금은 9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이병일 사무국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52만원이었던 스포츠강사의 임금은 2016년 156만원에 그쳤다. 2014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임금이 동결된 탓이다. 같은 기간 학교비정규직인 영양사는 143만원에서 172만원으로, 조리원은 128만원에서 154만원으로 뛰었다.

<그래픽=박소라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래픽=박소라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역별로 편차가 큰 수당도 문제다. 이 사무국장에 따르면 다른 학교비정규직은 월평균 33만원 정도의 수당을 수령하나, 스포츠강사는 교섭에 성공한 일부 지역에서만 수당을 받고 있다. 가장 환경이 열악한 전남 지역은 급식비, 명절상여금, 정기상여금, 맞춤형복지 등을 일체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사업은 2008년 학교 체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주무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다. 이날 토론회에서 문체부와 교육부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문체부 최진 체육진흥과장은 “실질적으로 예산 지원 밖에는 할 수 없는데, 예산은 기재부에서 결정하는 사항”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교육부 김석권 인성체육과장은 “문체부와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스포츠강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동창 서울 스포츠강사분과장은 “스포츠강사의 무기계약 전환 요구에 정부는 몇 년째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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