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김치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내년 일몰을 앞둔 중소기업들은 하루도 걱정이 떠날 날이 없다. 일몰을 앞두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정부대책이 없어 자포자기 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생계형 적합업종이 대안이다’ 토론회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이같은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다.

내년 일몰을 앞둔 중소기업은 적합업종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말만 무성할 뿐 관련 부처에서는 미지근한 반응 뿐이다. 한국급식협동조합 김호균 이사장은 “적합업종이 시작된 지 6년이 돼가는데, 추가적으로 기간을 연장하거나 업종을 지정하기는커녕 거의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어느 나라든지 자국의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적합업종 본연의 취지를 살려 법제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김 이사장은 “우리 경제가 왜곡된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대기업이 막강한 경제력으로 중소기업을 죽이기 때문이다. 도시락류 제조업의 경우 20년 전만해도 1700여개의 공장이 있었다. 지금은 대기업들이 공장을 지어 퇴직한 임원들에게 주고 편의점 등 유통채널들과의 관계를 독점해 각 지역기업들이 살아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2일 열린 ‘중소기업경쟁력, 생계형 적합업종이 대안이다’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협동조합 전무는 “많은 업체들이 시설투자가 뭔지, R&D라는 것이 뭔지 개념도 모르면서도 기술에 투자를 해왔다”며 “중소기업 R&D보다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시장진출이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합관계자 역시 “적합업종을 지정한 이유 중 하나가 그 기간 동안 경쟁력을 키워 자생하라는 것도 있겠지만, 정작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적합업종제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현재 적합업종 권고기간인 ‘3+3년에 다시 3년을 더하자는 의견, 법으로 적합업종제도를 명시하거나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는 의견, 생계형 적합업종에 대해서만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했다. 또 어디까지를 중소기업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느냐,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다, 중소기업에 효과가 없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는 “적합업종과 관련해 지금보다 더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내년에 대선도 있지만 어떤 정권이냐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 전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인데, 우선 이를 맡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고민과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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