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떠들썩했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됐지만, 예상보다는 시장규모가 줄지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선호도도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신우식 과장은 3일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전략’ 세미나에서 “백수오 사건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감소치가 훨씬 적었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음식 선호 트렌드도 건강식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소비자 관심에 비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아직 미약하다.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평가하지만,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정부지원도 단편적이다.

글로벌 8%대 성장률…국내시장 특정제품 의존도 높아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중기이코노미

신 과장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2006년 2310억달러(263조3400억원)에서 2016년 4569억달러(520조8660억원)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장률도 2009년 금융위기 당시 3.7%로 잠시 주춤했지만, 매년 8%를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시장 역시 성장률이 높다. 2015년 기준 2조3491억원으로 2014년 대비 16.2% 늘었다. 식품제조업이 5~6%대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수출은 약 900억원이다. 수입은 이보다 7배가 좀 안되는 6000억원이다. 2012년 기준 국가별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 점유율을 보면 미국이 34%, 서유럽 17%, 중국 12%, 일본 11%인데 한국은 1.4%에 그치고 있다.

품목별 점유율을 보면 홍삼관련 제품이 38.1%로 압도적이다. 비타민 및 무기질 제품이 11.4%, 프로바이오스틱스 제품이 8.7%에 불과하다. 홍삼관련 제품 이외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또 식약처가 인정한 고시형기능식품 외 별도로 기능성식품으로 인정을 받은 개별인정제품은 17%인데, 개별인정제품의 주요 원료는 수입산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개발 원료비율을 보면, 국내원료를 사용한 비율은 1/3에도 미치지 못한다. 71%를 수입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원료 대비 3.5배 부가가치…지원책, 기능성 규명에만 치중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중기이코노미

현재로서는 한계가 명확해 보이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키울 이유는 충분하다. 신 과장은 “건강기능식품은 농산물 과잉생산을 해결하고, 부가가치가 높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할 매력적인 산업”이라며 “현재 1.4%인 한국의 점유율을 적어도 5%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홍삼제품을 보면, 수삼 1kg을 투입하면 최종제품 175g을 생산할 수 있다. 신 과장은 “수삼가격 1kg은 4만5000원 정도 하지만, 한국인삼공사의 120g 홍삼정 제품은 10만원대”라며 “수삼가격 대비 최종제품의 부가가치는 약 3.5배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원료를 활용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스위스의 ‘파마톤(Pharmaton)’사는 고려인삼에서 추출한 사포닌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해 연간 약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인삼의 1년간 총 수출액은 1억달러다. 국내 원료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반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해 정부도 여러 지원책을 내놨다. 식품기능성평가지원사업의 경우, 국산 농축산물 소재의 기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다. 2016년 기준 38개 사업체에 총 27억여원을 지원했다. 이 사업을 통해 진도군 울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2014년 출시했다. 식약처 조사결과, 2015년 진도군 농가소득은 2014년에 비해 5배 늘었고 울금 생산량은 2014년 605톤에서 3000톤으로 증가했다.

3일 열린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전략’ 세미나에 300여명의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컸다.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현재 지원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건강기능제품의 원료·소재의 기능성 규명 등 일부 분야에 쏠려있는 것이다. 또 지원사업간 연계가 미흡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 과장은 이에대해 “소재발굴부터 등록·판매·유통까지 전 단계에서의 지원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제품 유통·사업화 지원사업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인정 컨설팅 지원사업도 계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식품산업진흥법에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기초 법률이 있지만,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법률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중국이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이지만, 수입규모는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남미 12.9%, 중동 9.6%, 아프리카 9.3%, 아시아 9.5%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잠재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의 수요에 맞춘 제품개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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