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대형식당과 주유소를 운영하던 A씨는 믿었던 직원이 자금을 횡령해 한 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이후 A씨는 로봇으로 아파트 외벽을 칠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신용불량자라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없었다. 이때 정부의 재창업 자금 1억원은 재기의 마중물이 돼, 무인 원격제어 로봇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A씨 회사는 중국, 베트남에서도 러브콜을 받는 매출액 7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B씨는 대기업에서 10여년 근무하다 가전대리점을 차려 매출 10억원을 올리는 등 사업수완이 좋았다. 하지만 중국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신용불량자가 됐다. 재기에 도전한 B씨는 정부의 재창업자금 5억원을 지원받아 불꽃감지기 제품을 출시, 10개월 만에 15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포스코, 지멘스, 소방기관 등 5000여곳과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멕시코와 영국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6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의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기업은 2013년 5개에서 올해 6000개로 증가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재창업한 기업의 수도 2013년 244개에서 지난해 466개로 2배 이상 늘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실패한 기업인에 대한 재도전 환경을 개선하면서다. 중기청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연대보증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는 창업 5년 내 기업의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중진공에서는 창업7년 내이면서 기업평가 5등급 이상의 기업의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있다.

 

또 재기기업인에 대한 국세 징수유예와 체납처분유예 기간은 36개월로 확대해 조세부담을 완화했다. 중진공·신보·기보는 재기기업의 정책자금 채무를 최대 75%까지 감면하고 남은 채무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하거나 분할상환 등을 통해 채무조정범위를 확대했다. 전국 주요도시에는 재창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7개의 재도전종합지원센터을 설치했다. 

 

지난 7월에는 성실경영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재창업한 대표가 이전 기업을 경영할 때 범죄 등 비도덕적 행위를 했는지 평가한 다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재도전에 대한 인식개선과 동시에 ‘정직한 실패’가 용인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