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에게 하루에 두 번 이상 빚 독촉을 하지 말라는 정부 권고안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하루에 최대 두번까지만 채무자와 접촉할 수 있다. 직접 방문부터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 발송도 채무자에게 접촉한 것으로 본다. 채무자에게 3회 이상을 접촉하는 것은 채권추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해 사생활이나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라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횟수 제한을 정해 추심 업무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1일 3회로 내부 규정을 정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채무자가 변호사 등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면,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선 안 된다. 또 채권추심자는 채무자의 친족이나 직장동료 등에게 채무 내용이나 신용에 관한 사실을 알려선 안 된다는 내용도 담았다. 

채권 추심 통보 의무도 강화했다. 금융회사는 채권 추심을 시작하기 3영업일 전에 채무자에게 채권추심 개시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때 채권추심자는 채권추심 처리 절차, 불법 채권추심 대응요령, 소멸시효 완성채권 관련 유의사항을 채무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대책은 가이드라인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금융감독원 신경섭 선임은 7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자율협약 성격의 가이드라인이라 위반 시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위반 사실이 다수 적발되면 주의 조치를 내리고, 그래도 채무자들에게 피해가 계속된다면 채권추심법 개정을 요청하는 등의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는 기관은 은행, 시중은행, 상호금융회사,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보험회사, 증권회사, 신용정보업자, 대부업자 등 총 326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