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오 다음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음원이 공개된 노래 ‘길가에 버려지다’ 뮤직비디오의 한장면 <자료=‘길가에 버려지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11일 정오 다음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음원이 공개된 노래 ‘길가에 버려지다’. 이승환이 기획하고 이승환, 전인권, 이효리가 노래를 불렀다.

“내 몸에 날개가 돋아서 무너지는 이 땅을 지탱할 수 있길

내 의지에 날개가 돋아서 정의의 비상구라도 찾을 수 있길…”

‘국가 혹은 집단과 개인 사이의 질문에서 시작된 노래로 현재의 갈등과 방향을,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제작의도는 다소 무겁다. 하지만 기타로 채운 전주와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수들의 목소리는 시끄러운 머리 속을 잠시 잠재운다. 

이승환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더클래식’의 박용준, ‘들국화’의 베이시스트 민재현, 이승환 밴드의 최기웅, 옥수사진관의 노경보, 이상순, 전제덕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무료배포라고 해서 대충 만들지 않았다고 장담할 만하다.

서러운 세월,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슬프다. 혹자는 우리 국민들이 집단우울증에 걸렸다고도 말한다. 3·5·10 잣대는 하루하루 빠듯이 살아가는 국민들에게만 해당하는 잣대일 뿐, 비선실세의 수천억원에는 통하지 않았다. 배신감과 분노, 허탈, 상실감이 가득한 국민 마음을 대통령도, 정부여당도, 야권도 속시원히 달래주질 않는다.

그래서 국민들은 거리로 거리로 나선다. 가을 끝무렵의 아스팔트는 차갑다. 춥지만 사람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동료·이웃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선다. 12일 촛불집회 준비물은 따뜻한 옷, 핫팩, 비상식량이다. 따뜻한 음악은 가수 전인권·이승환·이효리가 준비했다. 2016년 11월12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길가에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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