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순위는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다.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최근 이슈와 트렌드를 알 수 있다. 검색빈도수, 관련 검색어가 모여 빅데이터를 구성하고 이를 기업들이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개인의 은밀한 정보까지 기업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솔직해 질수 있는 시간은 바로 검색엔진 앞에 있을 때다. 개인의 은밀한 비밀은 나만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구글 등 포털은 다 알고 있다” 지난 9일 옴니채널 관련 세미나에서 롯데 미래전략센터 최창희 상무가 한 말이다. 최 상무는 단적인 예로 프랑스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들었다. 검색빈도를 통해 최근 이슈를 알려주고 키워드와 관련된 다른 이슈를 보여주는 ‘구글트렌드’를 최 상무가 조사한 결과, ‘루이비통’을 검색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단어는 ‘루이비통 짝퉁’이라고 한다. 루이비통을 찾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검색엔진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프라다’를 검색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단어는 ‘프라다 짝퉁’이 아니었다. 프라다를 찾는 고객과 루이비통을 찾는 고객이 어떤 소비경향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빅데이터를 통한 구글의 ‘예지능력’이 트럼프의 깜짝 승리로 끝난 이번 미국의 대선결과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도 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구글의 검색빈도수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이유로 트럼프의 이번 승리는 이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람들은 힐러리보다 트럼프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고, 트럼프를 검색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숨은 지지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검색 자체가 특정 제품에 대한 선호 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와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빅데이터 분석이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루이비통 짝퉁’ 처럼 사람들은 남에게 들키기 싫은 부분이 있다. 기업이 이를 알고 분석하는 행위는 사생활침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들은 구글이 알고 있다는 인식도 없다. 이젠 사람이 아닌 컴퓨터 앞에서도 속마음을 감춰야 하는 ‘빅브라더’ 사회로 한발 더 내딛은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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