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함을 얻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 책임에는 고용창출과 같은 경제적 책임도 있지만, 공정한 시장경쟁 그리고 환경보호와 같은 법적·윤리적 책임도 있다. 즉 기업을 운영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돈벌이’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러한 위법한 일을 했다면 그 죗값을 받는 것은 사회적 합의이고, 우리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룰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회적으로 약속한 합의사항도 지키지 않고, 위법과 편법이 난무한데 우리 사회가 대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 과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과연 우리 사회가 대기업 등에 요구하는 법적·윤리적 책임이 지나친 것인가? 일례로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및 생계형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대기업들이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시장에 변칙적으로 진출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례가 줄지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지금도 교묘하게 시장진출을 시도하는데, 적합업종 일몰 이후는 어떻겠느냐”며 우려를 표했다.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시장확장 자제·신규진출 금지 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의’한 사항이다. 한 마디로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적인 사례일 뿐, 이 뿐만이 아니다. 일감몰아주기, 불공정 거래, 오염물질 불법배출 등 법에 명시된 것 조차도 지키지 않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에대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광표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기업들이 법도 안지키는데, 사회적 책임을 논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약속한 합의사항도 지키지 않고, 위법과 편법이 난무한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과도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인 것이다. 법을 지키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공동체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을 어기면서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 지나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