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사업자간 싸움은 정점에 치달았다. 가입자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여러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준표 이사는 14일 오전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SB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콘텐츠 중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펀드 투자 자문을 맡은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Company In Company) 김준구 대표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제공할 수 있는 포맷이 제한적이나 창작자들은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플랫폼 경쟁이 아닌 콘텐츠 경쟁 시대”라고 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의 김창욱 대표도 투자 자문을 맡았다. 김 대표는 “점점 콘텐츠가 중요해진다. 이번 펀드를 통해 창작자들에게 전에 없던 기회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노우는 인공지능으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스티커를 넣어주는 증강현실 카메라 앱이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스노우를 인수하겠다고 제안을 했으나 네이버에서 거절한 바 있다.

이번 펀드의 규모는 500억원으로 네이버가 400억원, 소프트뱅크벤처스가 45억원, 한국벤처투자가 5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50억원은 해외 유수 투자기관에서 출자한다고 밝혔으나 기관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출자한 금액은 콘텐츠 제작사와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기업당 투자 규모는 10~15억원이다. 기술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준표 이사는 “투자 검토 중인 회사 중에는 음성 변조 기술을 가진 회사도 있다. (스노우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음성 변조 기술은 딥러닝과 인공지능이 결합돼야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투자한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이 이사는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전세계에 1300여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로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밀접하게 조언해주고 방향성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