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지난해 기준 21.8%로, 다섯집 가운데 한집은 반려동물을 키운다. 관련산업도 뜨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1조8000억원이며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2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에는 주인보다 오래 살 반려동물을 배려한 ‘펫(Pet)신탁’ 상품도 나왔다. 펫신탁은 현재 주인이 사망하거나 병이 들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 돌봐 줄 새로운 주인에게 사료비, 병원비, 장례비, 매장비용 등 사육에 필요한 자금을 주기 위해 체결하는 신탁계약을 말한다. 본인이 없어도 반려동물이 끝까지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유산을 남기고자 해도 현행법상 현금, 부동산 등의 재산을 반려동물에게 직접 상속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활용하는 것이 신탁이다.

주인이 자신을 대표로 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반려동물에게 남기고 싶은 재산을 사전에 관리회사로 옮겨놓는다. 그 후 사망할 경우 반려동물을 맡아 줄 새로운 주인을 수익자로 하는 유언서를 작성, 반려동물 사육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관리회사는 새로운 주인이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지 신탁감독인을 두고 관리한다. 새 주인이 반려동물을 사육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변호사나 행정사 등이 사육상황을 점검하고 감독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펫신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일본이다. 고령화에다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는 탓이다. 신탁비용은 반려동물의 생존기간을 10년으로 계산했을 때 사료비, 병원비, 장례비, 매장비용 등을 포함 200~300만엔 정도다. 그 외 신탁계약시 관리회사 설립비용, 계약서 작성비용, 유언서 작성비용으로 26만2500엔정도가 필요하며 관리회사 운영비로 월 1~4만엔 정도가 별도로 추가된다.

미쓰이스미토모신은행은 푸르덴셜생명보험과 공동으로 보험을 활용한 펫신탁 상품인 ‘안심지원신탁’을 취급하고 있다. 소액단기보험사인 ‘아스모’는 지난해 4월 반려동물주인을 대상으로 ‘펫지킴이’라는 보험상품도 출시했다. 주인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반려동물 사육보험료)을 최고 300만엔까지 지급한다. 현재 계약자 대부분은 40~60대 여성으로 2016년 6월 현재 50여건 정도가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이 지난달 펫신탁상품을 내놨다. 가입대상은 만 19세 이상의 개인이다.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에는 200만원 이상, 월 적립식인 경우 1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납입한도는 1000만원이다. 피부양 반려동물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등록이 가능한 개(犬)로 한정된다. 가입 전 전국 시·군·구청에 동물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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