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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 쿠키를 만듭니다” GS홈쇼핑 ‘사회적기업 도네이션 방송’ 진심담은 이야기를 팔아라

기사입력2016-11-2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적장애인들이 만드는 수제쿠키 ‘위캔쿠키’를 생산하는 기업, 사회복지법인 위캔의 직원들.<사진=위캔>

“우리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 쿠키를 만듭니다”

지적장애인들이 만드는 수제쿠키 ‘위캔쿠키’를 생산하는 기업, 사회복지법인 위캔의 김영렬 수녀의 말이다. 홈쇼핑 방송에서 그의 말 한마디는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 방송 30분만에 2000세트가 넘게 판매되며 6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에서도 이처럼 ‘윤리적 소비’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윤리적 소비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원료재배, 생산, 유통하는 모든 과정이 어떤 윤리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소비를 말한다.

<그래픽=채민선기자> ©중기이코노미

㈜GS홈쇼핑 영상영업전략팀 박세일 부장은 지난 18일 열린 사회적기업을 위한 ‘홈쇼핑 아카데미’에서 사회적기업에 진입장벽이 높은 홈쇼핑 판매를 위한 팁을 소개하면서 “GS홈쇼핑이 사회적기업과 함께 하는 도네이션 방송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고, 그러한 구매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는 가치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GS홈쇼핑은 2010년부터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30분간 ‘따뜻한 세상 만들기’ 도네이션 방송을 한다. 장애인재활단체, 친환경기업, 공정무역단체 등에서 생산하고 판매수익이 사회적 공익으로 이어지는 사회적기업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공공의 가치를 우선하는 ‘착한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도네이션 방송은 지난 10월까지 모두 54개 기업이 참여해 올해에만 18억7800여만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제품 우수성 이상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올해 7월에 방송한 ‘오제이’는 방송 30분만에 감귤쥬스 777세트를 판매했으며, 10월에 방송한 ‘이든밥상’ 역시 같은 시간 동안 치즈돈가스를 1259세트 판매, 양사 모두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4년 방송한 사회적기업 ‘평화의마을’의 ‘제주맘 흑돼지 소시지 세트’는 캠핑시즌과 맞물려 30분만에 약 1400세트가 팔렸으며, 이를 계기로 대형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중요 판로도 확보했다. 올해 5월에는 전라남도 지역의 공정여행 상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들 사회적기업의 성공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GS홈쇼핑에서 도네이션 방송을 전담하고 있는 오혜선 쇼호스트는 “진정성있게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은 그들만의 철학이 있고, 철학이 있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품질과 가격도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 이상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GS홈쇼핑은 2010년부터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30분간 ‘따뜻한 세상 만들기’ 도네이션 방송을 한다.<사진=GS홈쇼핑>

그는 돈까스 생산업체 이든밥상의 문덕암 대표를 예로 들었다. 문 대표는 교회목사이면서 서해아이들 지역아동센터와 서산연탄은행 등을 이끌며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해왔다. 오 쇼호스트는 “문 대표가 운영하던 공부방 아이들이 대학을 진학하는데 등록금이 너무 비쌌다. 그 아이들에게 등록금을 보태주려고 돈가스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 쇼호스트가 문 대표에게 그런데 ‘왜 돈가스를 하셨나요?’하고 물으니 그는 순박한 표정으로 ‘그냥 애들도 좋아하고 돈가스 팔면 돈을 많이 벌것 같았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한다. 착한상품을 구입함으로써 낙후된 환경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감정을 전달해 고객을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 품질 보증할 충분한 입증서류 있으면 입점 유리

하지만 의도와 스토리가 좋아도 무조건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GS홈쇼핑 품질연구센터 김영규 과장은 “품질은 무조건 유비무환”이라고 말한다. 홈쇼핑 판매상품 중에서도 구성 비중이 높은 식품의 경우, 품질을 증명할 서류들이 많고 복잡하다. 홈쇼핑에 입점을 희망하는 사회적기업이라면 품질등급을 보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입증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입점승인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김 과장은 “식품의 표시 법규를 잘 활용하면 규제가 아닌 자사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표시와 관련한 법규를 관할하는 기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이다. ▲식품위생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농산물품질관리법 ▲친환경농어업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양곡관리법 ▲대외무역법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수자원관리법 등에서 정하는 식품표시법규를 확인해 제품·원료·포장·업태·주의·광고 등에 표시해야하는 필수항목들을 확인해야 한다.

식품 표시 관련 주요 법규

<자료=GS홈쇼핑>

김 과장은 “원료에는 최고 전문가이면서 포장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쓰는 판매자들도 있다”며 “음식의 경우 식품과 직접 닿는 포장재는 포장재내면검사 성적서 등을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홈쇼핑 판매를 위해서는 보통 생산자와 홈쇼핑사의 중간에서 제품선택과 마케팅, 홈쇼핑 입점 등을 주관하는 벤더(VENDOR)가 있다. GS홈쇼핑 도네이션 방송의 벤더는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와 ‘행복나래’가 맡고 있다. GS홈쇼핑 입점을 원하는 사회적기업은 이곳으로 우선 연락해 상담을 받으면 된다. 이후 방송이 가능한 상품이라면 GS홈쇼핑 MD와 품질증명과정을 거쳐 입점여부가 결정된다. 아름다운가게는 도네이션방송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모두 매입해 기업의 재고부담을 덜어준다. GS방송 수수료는 무료이며, 콜센터 이용 수수료와 카드할부수수료는 입점기업이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