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황금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아도 사업내용에 따라 사업이 망하기도 하고 흥하기도 한다. 결국 사업의 흥망은 상권과 사업아이템이 얼마나 잘 맞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두드림 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22일 연 ‘소상공인 역량강화 교육’에서 “유동인구가 많으면 좋은 상권이라는 편견이 있다”며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망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입지조건을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동인구 수가 아니라 취급하는 품목의 주고객층이 얼마나 그곳을 다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얘기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자료=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   ©중기이코노미

유명 역세권에 자리한 A참치집이 영업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은 사례가 있다. 이 역사는 1일 이용인구가 6만여명이고, 재래시장에 인접해 있으며, 30여개의 병의원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또 반경 500m 이내에 1만5000세대 이상의 인구가 사는 고밀도 상권이었다. 하루종일 유동인구가 많아 인파로 몸살을 앓을 정도여서 이 정도라면 어떤 아이템이라도 통할 것 같았지만 A참치집에는 통하지 않았다. 참치전문점은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은데. 이 상권은 30~40대 주부층과 10대 청소년층이 많아서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유동인구도 중요하지만 사업아이템과 맞는 곳이어야 한다

박 소장이 말하는 좋은 입지 조건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 ▲접근하기 용이한 곳 ▲대형 사무실보다는 5층 이하 사무실이 많은 곳 ▲건물코너 상가 ▲출근길보다 퇴근길 방향에 있는 곳 ▲주차장이 있는 곳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심상권 ▲중소형 아파트단지 상가 ▲낮은 지대의 중심지 ▲주변에 노점상이 많은 곳 ▲비어있는 점포가 없는 곳 ▲아파트 진입로 ▲권리금이 있는 곳 등이다.

두드림 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은 “유동인구가 많으면 좋은 상권이라는 편견이 있다”며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망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입지조건을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박 소장은 “사업을 시작하려면 희망하는 상권에 밤과 낮, 주말과 평일 등 시간대별로 반복적인 비교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고객은 일정한 정주패턴을 보인다. 결국 어디에 누가 거주하고 활동하느냐가 업종을 결정하는 바로미터”라며 “이를 무시하면 아무리 좋은 입지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상권은 크게 A·B·C·D 네 개 유형으로 구분하다. ▲A지역은 도심지역으로 60대 이상 혹은 자녀가 없는 20~30대가 주로 거주한다. 나홀로족이 많고 편리성을 추구하며 가격에 덜 예민하다. ▲B지역은 고소득 주거지역이다. 20대 자녀를 둔 50대가 많으며 문화적 보수성이 강하다. 소비력이 강하고 식사보다는 술 소비가 많고 품위소비·감성적 소비를 많이 한다. ▲C지역은 도시경계지역으로 10대 자녀를 둔 40대가 많고 자녀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경쟁에 예민하다. 가정부부의 입김이 강한 지역이다. ▲D지역은 10대 이하 자녀를 둔 30대가 많다. 주간활동이 많고 유행에 민감하며 입소문이 빠르다. 위생에 예민하고 이성적 소비를 한다.

소진공 상권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 상권분석 활용을

직접 현장을 찾아가봐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주변 환경을 다 파악할 수는 없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상권정보시스템(http://sg.sbiz.or.kr)을 이용하면 온라인으로도 상권분석이 가능하다. 상권정보시스템에는 인구통계, 지역특성, 경쟁현황, 임대시세, 매출통계 등 상권분석 정보가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지역명이나 상가명 등을 입력하고 반경 500m, 1㎞ 등 지역을 설정하면 원하는 상권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해당상권의 주거인구를 연령별·성별로 파악할 수 있으며 직장인구 현황도 보여준다. 또 상권 내 업종별 창업·폐업 통계, 동일업종 현황, 평균 매출액 등을 비교·분석할 수 있다. 점포임대 시세 및 주변 주요 시설 확인도 가능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반경 500m 이내 지역을 분석한 결과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자료=상권분석시스템>

상권분석은 현재 사업중인 경우에도 필요하다. 서울 노원구 마들역상권 2층의 커피전문점 ‘마들커피클럽’은 문을 연지 1년이 지났지만, 초기부터 매출이 일 10만원을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했다. 점포는 실면적 20평,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이었다. 메뉴는 커피전문점과 옛날 다방 그리고 호프집이 혼재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주 고객층은 가정주부와 40~50대 중년 남성이며, 특히 저녁시간에 중년남성의 비율이 높다. 주변에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아 경쟁은 심하지 않다.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반경 500m 이내 지역을 분석한 결과, 이 지역은 제1상권 주거고밀집 지역으로 100% 아파트주민이 점유하고 있었다. 주류형 외식업 비중은 4.7%로 주류판매가 활발하지 않은 지역이다. 30대와 10대 청소년 인구 비중이 높았다. 해당상권에는 10개의 커피전문점이 있으며, 월 평균매출액은 2232만원이었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마들커피클럽은 새로운 판매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주류소비가 많지 않은 지역인 점을 감안해 메뉴에서 주류를 제외하고, 타깃층을 10대 청소년부터 30대로 다시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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