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막기위해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고 과징금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과징금 감면기준을 강화해 현행 최대 1/8 수준까지 감면하는 하한선을 최대 40%로 제한해야 하며, 그리고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익편취 금지규정이 적용되는 대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기업은 30%, 비상장 기업은 20%인데 관련 규정을 바꿔 상장과 비상장기업 구분없이 20%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또 과징금 상한선의 경우 현행 일감몰아주기로 발생한 관련금액의 5%로 제한한 현행 규정을 10%로 끌어올리자는 얘기다. 관련금액이라 함은 해당 사업자의 직전 3개년도 매출액의 평균을 말한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가 총수 친족 회사인 HST와 쓰리비를 통해 불법 사익편취 및 일감몰아주기를 한 행태를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2억85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2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규정이 신설된 후 첫 번째 제재 사례다.<사진=뉴시스>

정부는 지난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사익편취행위 금지규정 적용대상을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 속한 계열사로 제한하고, 이에 더해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수혜를 받은 계열사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를 지시·관여한 총수 일가까지 제재대상을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무색할 정도로 사익편취행위는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자료를 보면,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집단 내부거래 금액은 2015년 기준 8조9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조1000억원 늘었다. 비중도 2015년 12.1%로 전년대비 0.7%p로 증가했다.

오 교수는 그 이유로 “부당한 내부거래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이라며 “처벌을 높이는 등 사익편취 금지규정을 강화하자”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도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규정이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관련금액의 5%에 불과하다”며 “적어도 10%까지 상향하고 감면 기준도 강화해 최초 과징금 산정액에서 40%이상 감면되지 않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또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지분율 기준을 총수일가가 지분율 조정을 통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며 “지분율 요건을 20%로 단일화하고 특수관계인 법인과 간접지배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에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차익을 편취하기 위한 내부거래 단속을 지분율로 정할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총수있는 대기업집단, 재벌 2·3세 지분있는 계열사, 비상장사에 대한 내부거래는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며 “반시장적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과 정진욱 과장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한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해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사익편취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하느냐는 논의가 진행될수록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중소기업 시장영역 침탈 문제가 있는 만큼 공정위도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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