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은 페루 수도 리마(Lima)에서 페루 내무부와 스마트 경찰차 800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약 3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이 계약은 코트라가 한국정부를 대표해 계약의 주체로서 참가하는 일반물자 정부간 거래(G2G) 수출계약 최초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단순한 완성 제조차량이 아닌 기존차종에 중소기업들이 참여해 경찰업무에 필수적인 장비(방탄유리, 경광등, CCTV,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수출경로를 다양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4월 페루 국영조선소(SIMA)는 코트라,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다목적함(LPD)건조사업에 대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은 SIMA국영조선소에 선박 설계도면 및 기자재 패키지 공급 등 LPD 건조와 관련한 페루정부의 요구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코트라는 페루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동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과 원활한 이행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LPD 건조사업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약 4000만달러 규모로, 이를 통해 한국 조선기자재로 한국기술을 배운 페루 조선인력이 새롭게 양성됨으로써 양국간 조선업 협력사업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7월 22일 개정된 대외무역법 발효로 일반물자에 대해 ‘정부간 수출계약(G2G)’의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중견·중소기업의 해외정부조달시장 거래가 활기를 띄고 있다. 글로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정부간 수출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수출계약이 가능한 주요품목은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방제용 헬기와 같은 특수목적차량 및 선박, 철도차량, 크레인과 같은 운반장비 ▲통신망(인터넷, 전화 등), 관제시스템, 온라인교육시스템 등 전자물자를 포함하는 ICT제품 ▲도로 및 항만, 발전소, 공항, 철도 등 각종 인프라 및 관련 운용시스템 ▲자원개발 등이다. 일반물자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방산물자 등은 방산물자 G2G로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KODITS)를 통해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정부간 수출계약은 구매국 정부와 판매국 정부가 직접 계약을 하기 때문에 로비, 뇌물·금품수수 등의 각종 부정부패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 정부간 계약이라는 점에서 기업과의 거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 국가 신뢰도나 기업 브랜드 상승효과도 뒤따른다. 더불어 산업·자원협력 및 투자협력을 연계한 패키지, 파이낸싱 지원 등을 통해 수요국의 여타 다양한 민간산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코트라는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계약당사자 지위를 가지고 구매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할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외국정부의 요구사항을 이행할 국내기업을 추천하고, 계약상 구매국정부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기업이 최대한 성실하게 납품하도록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계약이행 과정에서 구매국정부의 정당한 요구가 있는 경우 이를 제공하고 구매국정부와 국내기업간 의사불일치 및 분쟁이 생기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조를 해야 한다. 또 정부간 수출계약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계약이행 진행상황을 점검·보고하는 둥 계약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국내기업은 체결된 계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하며 보증이나 보험 등을 통해 계약이행 보증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담기관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을시 이에 따라야 하며 수출물품의 선적 즉시 코트라와 구매국정부에 통지해야한다. 또 수출물품의 수출에 필요한 정부허가 및 승인을 취득하는 등 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선 상대국 정부에서 사업을 제시하거나 코트라, 한국기업이 과제를 발굴해 상대국 정부에 제시한다. 그후 상대국 정부에서 제안요청서(RFP)를 작성해 코트라에 송부하면서 정부간 수출계약을 요청한다. 그러면 코트라가 상대국 정부의 RFP의 타당성을 검토해 거래가능한 세부내역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시 한국측 전문가나 기업 등이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코트라가 완성한 제안서를 상대국 정부에 송부하고 구매의사를 확인하면 이에 참여할 희망업체를 모집한다. 기업간 컨소시엄도 가능하다. 만약 외국정부가 물품 등을 수출할 국내기업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공모를 생략할 수 있다. 이후 코트라가 국내기업의 계약 이행능력을 평가·추천하면 이를 바탕으로 계약협상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거래조건 ▲이행보증 ▲준거법 및 분쟁해결 조항 ▲조세부담 등에 관한 내용을 협상한다. 이후 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수출계약이 이뤄진다. 코트라와 구매국정부간 양자간 계약과 코트라-구매국정부-국내기업간의 3자간 수출계약으로 나뉜다. 계약체결 후 코트라는 국내기업의 수출계약 이행여부와 진행사항에 대해 정기·수시로 점검해야 하고, 그것을 상대국 수출계약위원회에 분기별로 1회 이상 보고해야 한다.

정부간 거래는 시장조사, 프로젝트 발굴, 협상,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 특정 기관이나 기업의 업무영역을 초월한 다양한 당사자간 사이에 이뤄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코트라는 정부간 수출계약제도 지원을 위해 ‘GtoG교역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대외무역법상 일반물자 정부간 수출계약 전담기관으로 각종 G2G사업을 발굴, 협상, 계약체결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G2G 거래지원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해외조달 시장에 우리 기업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수출먹거리 창출 사업”이라며, “특히 중남미,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진출에 효용성이 높은 제도인 만큼,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이 제도를 널리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간 수출계약에 참여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코트라홈페이지(www.kotra.or.kr/)에 수시로 공지되는 ‘정부간 거래 대상물품 공급 희망업체 모집’을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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