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사는 1월 초 5억원을 들여 최신기계를 구매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시설투자가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인만큼 빚까지 냈다. 이 회사에서 1월 부가가치세액을 계산해보니,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4000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2월25일 부가가치세 조기환급을 신청, 열흘 뒤 4000만원을 돌려받았다. 환급금으로 은행 대출금 일부도 상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일시에 거액의 시설투자비를 부담한 기업이라면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제도를 활용해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부가세 환급은 1월과 7월, 일년에 2회 신청할 수 있는 반면, 조기환급은 매월 25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청대상은 지난 달에 사업설비를 신설·취득·확장·증축한 경우이거나, 수출기업이라 매출액 부가가치세 세율이 0%인 경우다.

<그래픽=박소라 기자>   ©중기이코노미

상반기(1~6월) 부가세는 7월에, 하반기(7~12월)는 이듬해 1월에 확정신고한다. 그런데 만약 2월에 시설투자로 환급세액이 발생했다면, 2월분만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1~2월분을 신고해야 한다. 1월에 아무 시설투자를 하지 않은 B사의 1월 부가세가 1000만원이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 조기환급 대상이 아니다. B사가 2월에 시설투자를 했고, 그달의 부가세 환급액이 4000만원이라면, 이 회사는 1~2월분을 합한 5000만원을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다.

부가세 납부액(환급액)은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뺀 금액이다. 매출세액이 매입세액보다 많다면 부가세를 납부해야 하고, 반대일 경우 즉 매입세액이 많으면 환급받을 수 있다. 매출세액은 공급가액의 10%다. 음식점에서 5만5000원어치 음식을 팔았다면 5만원이 공급가액, 5000원이 부가세다.

매입세액은 기업이 지출한 비용에 대한 세액이다. 세금계산서 수취분에 기타공제를 더하고 불공제 매입세액을 빼서 매입세액을 산출한다. 사업과 관련이 없는 지출은 매입세액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슈퍼마켓 사업자가 가정용냉장고를 구입했다면 사업상의 지출이 아니라는 의미다. 비영업용 소형승용차 구입, 유흥업소·골프장 등 접대비 지출도 매입세액 공제액에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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