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지지부진하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3분기 누적 R&D 비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27조1053억원에 머물렀다.

4대 그룹에선 유일하게 삼성이 R&D 투자를 줄였다. 지난해 3분기 13조6276억원이었던 삼성의 R&D 투자는 올해 13조5455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전체 금액이 커 감소율은 높지 않은 편이나, 비용으로 보면 820억원이나 줄었다. 

R&D 투자 감소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대우조선의 R&D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24% 감소한 452억원에 그쳤다. R&D 투자 감소액은 두산이 가장 많아 지난해보다 1830억원 줄인 7855억원을 투자했다.

대림, 현대중공업, KT&G, 포스코, 대우건설, 한화, 한진, OCI, 효성, LS 등도 지난해보다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제조업 중에서도 현대자동차(14.8%)와 LG(5.9%)는 R&D를 늘렸다. 현대차 R&D 비용은 지난해 3조592억원에서 올해 3조5121억원으로 4529억원이나 늘었다. LG도 2942억원 늘어난 5조2406억원을 투자했다.

R&D 투자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미래에셋(178.9%)이었다. 지난해 19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R&D 비용이 올해는 54억원까지 올랐다. 현대백화점(89.6%), 롯데(30.4%), CJ(30%), 신세계(17.8%) 등 내수 유통업체들의 R&D 비용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