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국제특허법률사무소 이동우 파트너 변리사, 기술신용평가사

가지급금이란 실제 현금지출은 있었지만 거래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계정과목이나 금액이 미확정인 경우에, 그 지출액에 대한 일시적인 채권을 표시하는 과목을 의미한다. 즉 현금의 사용내역과 금액이 불명확해 그것이 확정되는 시점까지만 현금지출에 대한 수취채권을 표시하는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관행상 또는 영업상 어쩔 수 없이 접대 비용이나 리베이트 비용처럼 영수증 처리가 불가한 지출에서 가지급금이 발생하곤 한다.

가지급금이 발생하면 기업에는 연 4.6%의 가지급금 인정이자율만큼 이자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처리돼 법인세가 증가한다. 기업의 정상 차입금 중 가지급금 상당액에 대한 이자비용도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아, 가지급금에 대한 대손상각비가 손금 처리되지 못해 법인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가지급금을 대표의 상여로 간주해 대표의 소득세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가업승계 시 가지급금은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에서 사업무관자산으로 간주해 상속세 및 증여세 부담이 증가한다. 기업신용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가지급금이 고액일 경우 배임이나 횡령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대표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힐 수 있다.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권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가지급금을 해결하고 절세할 수 있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첫 번째, 직무발명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직무발명제도란 임직원이 직무과정에서 발명한 지식재산권을 기업이 승계하고, 발명 당사자인 임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는 제도다. 즉, 기업의 대표가 발명한 지식재산권을 기업에 승계하고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아 가지급금을 상환하면 된다. 조세특례 제한법 제9조, 제10조 및 발명진흥법 제15조에 따라 연구개발·인력개발비 항목에 대해 세액공제가 되며, 직무발명보상금 손금처리까지 비과세 대상이다.

예를 들어 직무발명 보상금이 5억원이라면 기업은 비용처리로 1억1000만원의 법인세를 절세할 수 있으며,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공제로 1억3750만원의 법인세를 절세할 수 있다. 합치면 약 2억5000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 대표는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소득세를 100% 면제받아 가지급금을 상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대표가 권리자인 지식재산권을 기업에 양도하는 것이다. B기업의 H대표는 본인이 발명해 특허권자로 등록된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특허는 개인의 자산이므로, H대표는 특허를 법인에 양도함으로써 가지급금을 상계처리하는 특허양수도를 활용했다.

H대표는 기술가치평가기관을 통해 본인의 특허를 5억원으로 평가받았고, 이 특허를 기업에 양도함으로써 5억원의 가지급금을 상계처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허권 양도금액은 기타소득으로 인정받아 5억원의 80%에 해당하는 4억원은 필요경비로 인정돼 비과세 처리됐고, 나머지 20%인 1억원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납부해 약 1억6720만원의 소득세를 절세했다. 또 기업은 새로 획득한 무형자산 5억원을 향후 5년간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처리함으로써 총 1억1000만원의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하려면 절차가 다소 번거롭다. 기업의 고용계약서나 근무규정에 임직원이 직무발명을 하는 경우, 회사에서 승계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하고 임직원에게는 정당한 보상을 한다는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내용을 사내에 공표해야 한다. 또한 LG전자의 통신기술 직무발명 소송 등과 같이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직무발명보상 분쟁을 예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기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가지급금을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처리할 경우 업무상 배임, 횡령, 세금포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국세청에서 직무발명보상금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법 테두리안에서 활용 가능한 절세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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