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은 10년 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 이동할 것이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박종환 부사장의 말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달 21일 삼성전자의 ‘하만’ M&A를 알리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회사인 하만은 세계 1위의 카오디오 회사로 전장 사업에는 1995년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기업의 M&A 중 사상 최대 규모다.

#2. 네이버가 국토교통부에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증을 신청했다. 현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성능시험을 진행 중이며, 빠르면 내년 초부터 도로 위를 다닐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자율주행 수준이 레벨4 단계라고 판단했다. 운전자 없이도 자동차 스스로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는 단계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자사 개발자포럼인 ‘데뷰(Deview) 2016’에서 “미래사회를 위한 생활환경 지능 기술의 하나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커넥티드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회사가 모두 완성차를 생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확대해 1차 공급사로서 커넥티드카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소프트웨어회사로서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자동차와 IT가 융합했다는 의미에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라고 부른다. 컴퓨터를 누구나 휴대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스마트폰이라면, 커넥티드카는 도로 위를 달리는 컴퓨터인 셈이다. 

커넥티드카 시대가 국내 자동차산업 구조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동차부품연구원 김문식 박사는 2일 지식재산전문기업 윕스가 주최한 커넥티드카 관련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산업이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수직적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면, 이제는 수평으로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에 들어갈 디지털정보는 구글이 제공하고, 내부기기는 애플이 공급하며, 자율주행 솔루션은 네이버가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에 선도적인 미국에선 구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누비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보다 자율주행차 사업에 활발한 모양새다. 김 박사는 “테슬라나 구글은 아직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으니 그 분야에선 딱히 잃은 게 없는 기업들이다. 그러니 공격적이고, 자율주행 레벨을 올리는 속도도 빠르다”며 “반면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보수적이다. 두 업계의 시장 접근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올해만 두 차례 자율주행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테슬라 차량이었다. 자율주행모드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진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신언율 이사는 지난 7월 지식재산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구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를 걱정스럽게 바라봐 왔다. 자동차회사라면 그렇게는 안했을 것”이라며 “IT회사들은 차에 대해 모른다. 자동차회사들과 협력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용자들이 자율주행차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안전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5년 인터넷이슈기획조사 보고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4%는 커넥티드카가 대중화 됐을 시 ‘기기 오작동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악의적 해킹(13.3%)을 걱정하는 응답도 있었다. 통신이나 설비 장애로 커넥티드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자율주행차 등장 배경은 안전이다. 현재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90% 이상은 인간의 부주의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고령운전자들의 사고 위험도 줄어들 전망이다. 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1만2623건이었는데, 2014년에는 2만275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망자도 547명에서 763명으로 늘었다. 자동차소프트웨어 회사 MDS테크놀로지 우준석 사업총괄 전무는 이날 세미나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면 사망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