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주총회 안건에 100%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6년 국민연금 주총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해 14일 발표한 결과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삼성 주총에서 99건의 의결권을 행사한 가운데, 모든 투표에 찬성 의견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10건 중 10건 모두 찬성이었다. SK(96%), LG(95.2%), GS(94.7%), 포스코(90%)에도 90% 이상 찬성표를 던졌다.

10대 그룹 중 국민연금 찬성률이 80%에 못 미치는 기업은 한화와 롯데 두 곳이었다. 국민연금은 한화그룹에 행사한 의결권 24건 가운데 19건(79.2%)만 찬성했다. 나머지 5건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롯데그룹에는 39개 의결권 중 31건(79.5%)에 찬성을, 나머지 8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올해 국민연금에 주어진 기업 주주총회 안건 의결권은 3344건으로, 이 중 찬성은 89.5%였다. 반대는 9.6%, 기타(의결권 미행사·기권·중립)는 0.9%였다. 

국민연금은 전체 안건 10건 중 9건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유독 배당 부문에서는 10건 중 2건(22.2%)만 찬성하는데 그쳤다. 배당은 국민연금 수익률과 직결된 만큼 배당비율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임원 선임과 해임 관련 안건에서도 간헐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현대모비스 정몽구 회장, 롯데케미칼 신동빈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부사장,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등 오너일가의 무리한 겸임에 반대한 경우였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한 320건의 안건 중 부결이 관철된 안건은 4건(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