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성남시는 청년들에게 구직수당의 개념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은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만 19~29세 청년(근무시간 30시간 미만) 가운데 가구소득, 미취업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기준으로 6개월 동안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성남시는 만 24세 청년들중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청년들에게 분기당 12만5000원의 성남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기를 노린 세금낭비’이라며 청년층에게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경제난 속에서 청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사회경제구조 변화와 사회복지정책 방향’ 세미나에서는 청년층이 복지 사각지대라는 주장과 함께, ‘생애 소득보장’의 개념에서 ‘청년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년기초연금제도의 기본은 20세 이상 29세 이하의 모든 개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20대 인구수는 통계청 기준 남자 342만명, 여자 316만명으로 약 659만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15조8400억원이 소요되며, 30만원을 지급하면 약 23조7600억원이다.

청년기초연금제도는 취업난에 따른 청년지원이라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이나 성남시의 청년배당에서 한발 더 나가는 개념이다. 한일사회보장정책포럼의 변재관 대표는 “누리예산과 무상교육 같은 보육·교육정책이 있고, 고령자에 대한 기초연금대책도 있지만, 청년에 대한 대책은 몇몇 지자체에서만 이뤄질 뿐 중앙정부의 대책은 없어 공백지로 존재하고 있다”며 “현재 공적연금은 고령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방어적·의무적인 연금정책이다. 이를 장기적으로 아동에 대한 보육·교육과 함께 청년에 까지 진행되는 ‘생애 소득보장’이라는 선제적인 대응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안도걸 복지예산심의관은 “공적부조란 근로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을 근로능력이 있는 국민들이 공동부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청년에게 공적부조를 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가 의문이 든다”며 “청년들은 역량도 있고, 취업에 대한 의지가 높기 때문에 일할 기회를 주고, 또 창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쪽이 더 맞는것 같다”고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변 대표는 “연구를 하며 대학생들을 만나보니 한달 평균 생활비가 70만원이다. 이걸로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의 생활비에 취업에 필요한 준비까지 해결하고 있다”며 “요즘 시기에 취업만 준비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아르바이트에까지 매달리고 있다. 취업을 위해 대학에 들어온 것인지, 아르바이트를 위해 대학에 들어온 것인지 자신들도 모르겠다는 말을 토로한다. 청년기초연금을 통해 청년들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면 좀 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이권능 연구실장은 “청년빈곤율 상승은 전세계적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높다”며 “청년들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20~30만원이라는 금액은 오히려 적은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1인당 최저생계비가 중위소득의 40%인 약 65만원이므로 논의되는 지급금액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세에서 29세 사이 모든 청년들에 대해 지원을 한다지만, 당장 여기에 해당하는 모든 청년들을 지원하는 것은 재정문제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그러나 선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한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도 아니다.

변 대표는 “20대 청년 중 4대보험 가입 사업장 취업자 약 215만명과 군대 복무중인 인원 약 60만명은 제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청년기초연금을 지원받을 인원은 659만명에서 275만명을 제외한 384만명이며, 20만원씩 지급하면 7680억원, 연 9조2160억원이다. 여기에 고용노동부 청년 취업성공패키지에 사용되는 연 2조7600억원의 중복예산을 조정하면 현실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