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사업 초기에 신경 쓸 것도 많은데 법인설립 절차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것은 인력 낭비다. 법률사무소에서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데, 맡겨서 진행하는 경우에도 설립자가 꼭 신경써야 할 것이 있다.

◇1인 회사 ‘조사보고’ 위탁하면 비용들어=현행 상법상 이사는 3인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자본금 10억원 미만의 회사는 1인 이상의 이사면 충분하다. 다만, 상법 제298조 제1항에 따르면 이사와 감사는 취임 후 지체 없이 회사의 설립에 관한 사항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지 않는지 여부를 조사해 발기인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를 ‘조사보고’라고 하는데, 만약 1인으로 회사를 설립할 경우에는 이 조사보고를 할 사람이 없게 된다. 이 조사보고를 법무법인에 공증으로 위탁할 수 있기는 한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1인이 주주인 회사를 설립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100% 지분을 가진 사내이사와 지분이 없는 감사(또는 이사)로 구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지분이 없는 감사·이사는 탈퇴 절차를 밟는다. 즉 1인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도 초기에는 두 명의 임원이 있는 것이 좋다.

◇지분 분쟁 염두, 주식 나누는 것 신중해야=스타트업 회사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지분과 관련된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사업 초기에 돈을 빌려준 지인이나 친척에게 주식을 나눠 줬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전형적이다. 어려운 사업 초기에 도와줘, 고마운 마음으로 회사 지분을 10% 혹은 20%씩 나눠 줬다 나중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0%의 지분이 적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회사가 커지고 나면 이 지분을 회수하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

사업 초기에 돈을 빌려준 지인이나 친척에게 주식을 나눠 주거나 혹은 주식 일부를 명의신탁해 뒀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주식·지분을 분배할 때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호의로 주식·지분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닌 한 결국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내 자본과 기술로 회사의 모든 것을 지배하지 못하는 한, 투자자 혹은 핵심인력에게 지분을 나눠 줄 수밖에 없다. 후에 발생할지 모르는 분쟁을 방지하려면, 회사 설립초기에 적절한 계약을 통해서 주식·지분을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향후 이 부분은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정관에 기재될 주주총회 결의사항과 정족수=주주총회는 말 그대로 주주들이 전부 모여서 의사를 결정하는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이다. 주주총회는 상법 또는 정관에 정해 놓은 사항에 한해 결의할 수 있다(상법 제361조). 상법에서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의결정족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1/4 이상의 수로 하도록,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2/3 이상의 수(의결정족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1/3로 하도록 규정했다.

상법상의 규정은 대규모 회사의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곤란할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는 주주총회의 정족수를 어느 정도는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주주총회의 정족수를 터무니없이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통의 정관은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주의 출석으로, 그 출석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의한다’ 정도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부분은 회사의 지분구조나 역학관계에 따라 달리 정해진다.

따라서 혹 이미 설립된 회사라면, 이참에 회사의 정관 중 주주총회와 관련된 사항을 살펴보자. 우선 의결정족수를 자세히 보고, 나아가 다른 주주들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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