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010년 약 200건에 불과했던 수입규제조치가 올해 3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도 이같은 움직임은 선진국·신흥국 할 것 없이 더욱 확산돼 무역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로인한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수입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데, 올해 8월 기준 제소건수가 31건에 달해 지난해 28건을 이미 넘어섰다.

경기 침체기때 많은 수입규제조치

2016년 전세계 수입규제조치는 G20 상반기 증가율, 한국은 1~8월 증가율을 이용한 추정치<자료=WTO, 한국무역협회, LG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2017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신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FTA 재협상 등 강력한 보호주의 공약을 내놓은 데다가, 과거 경기하강기와 신정부 출범이 맞물려 있을 경우 무역을 규제했다며 내년에 그 강도가 한층 더 셀것으로 판단했다. 또 유럽은 EU회원국과 비회원국 간 갈등이 커져 교역조건을 차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무역제재 움직임에 신흥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이 중국산 원자재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자, 중국도 지난 8월 미국산 철강에 대해 48.5%에 이르는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무엇보다 자국 산업육성을 내걸고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OLED·배터리 등 경쟁력이 필요한 산업에서 검역 및 규격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다. 인도 역시 수입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수입차에 대해 사치세를 부과하거나 수입 쿼터 할당을 두는 등 시장진출을 어렵게 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무역비중이 높은 우리로선 피해를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동안 미국이나 인도에서 제소건수가 많았지만, 앞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확대하면서 중국에서 생산한 우리기업 품목이 제소당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통관 및 시험검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한국 소비재 수요와 한국 관광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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