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활법 적용 업종제한 풀고 범위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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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활법 적용 업종제한 풀고 범위 확대해야” 4개월간 10개사 사업재편 가시화…금융지원제도 등 손질 필요

기사입력2016-12-20 18:2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화케미칼과 유니드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하 기활법)’의 사업재편 지원을 받은 첫 기업결합 사례다. 한화케미칼은 LDPE, 가성소다, 폴리실리콘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가성소다의 경우 공급과잉 상태였다. 중국과 미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제품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전체 생산량의 40%를 수출하면서 국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 노력했지만, 경영악화를 극복할 수 없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화케미칼, 유니드에 공장매각해 부채상환·신사업 개척

한화케미칼은 우선 노후하고 경쟁력이 낮은 울산의 가성소다 공장을 매각하려고 검토하던 중, 유니드가 공장이전 부지를 물색하는 것을 알고 매각협상을 시작했다. 가성소다 공장을 매각함으로써 가성소다 공급과잉의 약 10%를 해소할 수 있었다. 또 유니드가 생산하는 가성칼륨 부산물인 염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해 주력사업인 PVC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 공장 매각대금 전액으로 부채를 상환했고, 유니드는 인천에 있는 자사공장 부지가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됨에 따라 공장이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사업 중단없이 안정적으로 공장을 옮길 수 있게 됐다.

양 사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한화케미칼은 조세특례법상 자산매각에 대한 과세특례를 적용받았으며,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3년 이연으로 금융비용을 약 17억원 줄였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기활법 사업재편 지원을 받아 부채상환과 사업다각화를 실현한 경우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활법이 지난 8월 시행된 이후 4개월 동안 총 10개의 기업이 지원대상으로 승인을 받았다. 승인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4개사, 중소기업이 3개사다. 기업활력법 활용지원센터 이재혁 제도지원팀장은 20일 산업통상자원부 ‘기활법 운영성과’ 발표에서 “지난 4개월간 기활법 승인으로 5개사가 세제지원을 받고, 2개사는 공정거래법 상 신속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았다. 또 1개사는 상법상 절차간소화를, 9개사는 정부 R&D·스마트공장 지원 등을 통해 사업을 재편(기업 수 중복)했다”고 소개했다.

기활법 적용범위 “업종제한 없애거나 확대하자”

하지만 기활법 대상기업 적용범위, 규제애로해소제도, 금융지원제도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문대학교 곽관훈 교수는 ‘향후 기활법 개선방향’ 발표에서 적용범위와 특례조치 범위를 확대하고 규제애로해소 지원제도와 금융지원제도는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현행법에서는 과잉공급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조직재편과 사업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서만 지원한다”며 “기업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이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적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용범위 확대방안으로는 ▲업종제한을 폐지하거나 확대하는 방안 ▲업종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사업재편 유형을 정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 현행법에서는 사업재편이 ‘조직재편’과 ‘사업혁신’을 모두 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조직재편과 사업혁신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경우도 사업재편에 해당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규제애로해소 지원제도의 경우는 규제를 개선하는데 시한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규제 자체 개선보다 기업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상의 금융지원제도는 지속가능한 자금조달 방안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칭 사업재편 PEF(Private Equity Fund)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