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의 인지도가 가맹점수와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랜차이즈로서 어울리지 않는 ‘느린’ 행보를 하는 커피브랜드가 있다. 그러나 ‘포트오브모카’의 심상진 대표는 “가맹본부의 탄탄함이 가맹점수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맹점수만으로 가맹본부를 판단하는 시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가맹점수로 가맹본부 판단해선 안된다”

2004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0평 남짓 조그만 카페를 시작한 심 대표는 처음에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카페 일이 좋았고, 커피가 좋아서 자신의 가게에만 집중했다. 심 대표는 “지금껏 단 한번도 가게에 나가기 싫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커피에만 전념해왔다”고 소개했다.

‘포트오브모카’의 심상진 대표.   ©중기이코노미

그런 마음으로 가게를 시작했고,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다. 장사가 활기를 띠자 심 대표는 매장을 하나 늘렸고, 당시 ‘프랜차이즈를 내자’는 제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심 대표는 이런 제안을 거절했다. 심 대표 스스로가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가맹점을 늘려간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긴 것이다. 가맹점을 개설하기에 앞서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 판단한 심 대표는 프랜차이즈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프랜차이즈경영사 자격증을 따는 등 전문지식을 쌓아갔다. 그리고 2012년 직영점 2개와 가맹점 1개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공부를 시작하고 3년 정도 지나니 ‘프랜차이즈가 이런 거구나’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랜차이즈에 대해 이해를 하고, 이를 커피전문점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포트오브모카 프랜차이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죠.”

12년간 맛있는 커피 연구…커피에 대한 자부심

포트오브모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맛있는 커피 자체다. 심 대표는 12년간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며 연구한 노하우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자신있게 얘기한다. 여기에 아메리카노를 1900원이라는 부담없는 가격에 판매한 전략도 적중했다.

“보통 저렴한 커피들이 싼 원두를 많이 태워 잡맛을 없애는데, 포트오브모카는 해썹(HACCP) 인증공장에서 4가지 원두를 따로 로스팅해, 이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커피의 풍미를 살리고 질소충진 포장으로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에 눈길을 줬던 소비자들이 가격 이상의 맛을 보고 다시 찾게 되고, 지인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입소문이 포트오브모카의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이와함께 마케팅 포인트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현재 포트오브모카의 34개 가맹점들은 대부분 무권리금에 작게는 10평, 크게는 20평에 불과한 소규모 점포다. 상권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권리금을 많이 주고 역세권이나 쇼핑몰에 가맹점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곳에 가맹점을 개설하면 그 비용은 결국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거기서도 경쟁은 이뤄질테고…. 월세부담을 이겨낼 가맹점주들이 많지 않습니다. 포트오브모카의 가맹점 평균매출은 월 1300만원 정도지만, 월세가 싸고 고정비 지출이 적어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포트오브모카 문정법조타운점(사진 위)과 포트오브모카 평택점<사진=포트오브모카>

포트오브모카의 마케팅 범위는 ‘로컬’ 단위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지역주민의 입맛부터 사로잡아 가맹점주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맹본부도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소비자를 응대하는 멘트 하나하나까지 기초교육부터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만드는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우선입니다. 가맹점주들이 ‘우리 커피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좋은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어필하면 소비자들도 ‘가성비가 좋다’며 믿고 찾아올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커피에 대한 포트오브모카 가맹본부의 노하우가 바탕이 된다. 포트오브모카는 또 원두부터 파우더까지 자체 PB상품들을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타 빅사이즈 커피브랜드에서 40~45%를 차지하는 재료비 비중을 30% 초반으로 맞추고 있다.

저렴한 가격은 오직 아메리카노에만 적용한다. 다른 메뉴들은 여타 중가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도한 박리다매 마케팅은 높은 재료비, 높은 노동강도를 동반합니다. 매출이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가맹본부만 좋지, 가맹점주에게 노력한만큼 돌아가지 않습니다. 단순히 가격경쟁을 제공하는 것이 가맹본부의 역할이 될 수 없습니다. 또 프랜차이즈로서 TV광고, 키워드광고를 포함한 홍보·마케팅을 하지 않을 수 없다하더라도, 이를 가맹점수 늘리는데 이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진정한 마케팅은 실력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마케팅비용 또한 가맹점주에게 부담인데, 굳이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브랜드를 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포트오브모카는 자체 PB상품을 가맹점에 제공해, 재료비 비중을 낮추고 있다.<사진=포트오브모카>

100년 브랜드가 목표…“유행 따른 가맹은 위험”

준비과정을 마치고, 3개 점포로 시작해 4년 동안 34개까지 늘렸다. 빠른 속도라 할 수 없는데, 가맹점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열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두세배 많은 가맹점을 개설했을 것이라는 게 심 대표의 얘기다. 프랜차이즈와 커피업계에 대한 이해없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로만 카페를 바라보는 가맹점 예비창업자, 그들을 위해서라도 거절하는 것이 가맹본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포트오브모카의 한 가맹점주는 기존 포트오브모카를 인수하면서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가맹본부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가맹점주를 만나 설득해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3년 후, 이 가맹점주는 포트오브모카 매장을 하나 더 개설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가맹본부에 대한 믿음을 확인한 기간이었다.

“국내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유행에 따라 급속히 늘어났다가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맹본부가 유행을 따라 섣부르게 뛰어들고, 늘어나는 가맹점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유행이 지나 가맹점 개설이 멈추면 접어버리고, 다른 브랜드를 또 다시 론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 대표는 가맹본부가 개별 점포를 책임질 수 있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확대할 생각이다. 가맹본부의 부실로 인한 피해는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든 가맹점주에게 더 크기 때문이다.

“가맹점수나 유행을 보고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업력은 어떻게 되는지, 그 업력이 하나의 브랜드로 이어져 오며 전문성은 갖췄는지, 아니면 다수의 브랜드로 유행을 따르는지도 가맹본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현재 업계에서 가맹본부가 어떤 마인드로 업력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게 중요합니다.”

일례로 맥도날드는 먼저 그 덩치가 눈에 띄지만, 패스트푸드 업력만 70년이 넘는 ‘장인·장수’ 기업이다. 10년, 20년을 넘어 100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나, 급하게 가지 않고 가맹점주들과 함께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게 심 대표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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