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

대법원은 기간제법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갱신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가 없어 적용 여부 논란이 있었다. 따라서 기간제법 시행 전은 물론 시행 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와관련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보호 법리 등에 대해 살펴본다.

근로계약의 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간제법이 2007년 7월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원칙적으로 근로계약기간의 상한을 2년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기간제법의 보호가 없더라도 취업에 큰 지장이 없는 근로자 등에 대해 2년을 초과하는 계약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예외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기간제법’ 시행 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기간의 형식화 법리’에 따르면 근로계약 당사자가 계약기간을 정했어도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계약의 실질적 성격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어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갱신거절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본다.

즉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 방식에 대한 관행, 근로자 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것과 다르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어 사용자의 갱신거절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참고 대법원 1994.01.11. 93다17843)

‘갱신기대권 법리’란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더라도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은 부당해고로 보는 것을 말한다.

즉 ①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②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 계약 체결의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업무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되고 ③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것이다.(참고 대법원 2011.04.14. 2007두1729) 특히 참고 판례의 경우 계약의 반복 갱신이라는 사정이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판단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없더라도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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