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원사업자)는 B사(수급사업자)와 건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건설공사의 일부를 위탁했다. B사는 계약기간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선행공정의 지연으로 결국 계약기간이 한참 지나 공정을 완료했다. 한편 A사는 발주자로부터 공정에 따른 기성금도 이미 2회나 지급받았음에도 B사에는 대금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공정지연에 대한 지체상금을 요구하면서 지급해야 할 대금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수급사업자가 계약기간이 지난 후에 공정을 완료했다면, 원칙적으로 이행지체로 볼 수 있다. 수급사업자는 지체에 대한 책임과 그에 따른 원사업자의 손해까지 배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근거자료가 필요하다. 수급사업자가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전부 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사를 적기에 진행할 수 없는 이유를 미리 원사업자에게 알려 둘 필요가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B사의 경우 공사진행 상황을 매일 현장사진으로 담았고, 이는 후에 분쟁시 유리한 증거자료가 된다. 즉 수급사업자가 진행할 공사에 선행돼야 할 공정이 마무리 돼 있지 않다면, 이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원사업자의 책임이라고 볼 여지가 높은데, 매일의 공정 사진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가 되는 것이다.

이와관련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박세정 가맹거래사는 중기이코노미의 취재과정에서 “사진자료가 없다면, 원사업자와 주고받은 공문내용 중 공사지연에 대한 내용이 기재된 부분이 있는지 챙겨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시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기재돼 있지 않더라도 정황상 이를 입증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분쟁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사업자는 15일 이내 하도급 대금 지급해야

한편 A사는 발주자로부터 공정에 따른 기성금을 이미 2회나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도급 대금은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하도급법에 정한 하도급대금 지급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하도급법에는 기성금을 지급받은 원사업자는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용역수행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박세정 가맹거래사는 “원사업자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경우 사전에 가처분신청을 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하도급법상 엄격하게 대금지급 의무를 규정하고 지급기한을 정했지만, 실제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 처벌은 둘째치고 수급사업자는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원사업자의 지급정지·파산 등의 사유가 생기거나 사업관련 인허가 등이 취소돼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사업자의 지급정지·파산 등의 사유로 발주자로부터 직접 지불을 청구할 수 있는 수급사업자라면,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모든 대금을 지급하기 전 보전처분을 실행해 두면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박세정 가맹거래사는 “원사업자가 대금지급을 미루면, 재정이 악화되거나 폐업하게 되는 등 위험이 있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경우 사전에 가처분신청을 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로 보전처분을 신청하더라도 법원에서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절차를 확인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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