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대기업이 80%의 수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청이 중소·중견기업을 넘어 소상공인까지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30일 신년사에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모든 단계의 기업을 수출주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케팅, R&D, 자금 등 정책수단을 연계해 수출역량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 청장의 발언이 현실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기업특성별 무역통계’를 보면 2015년 기준 10인 미만의 소기업이 수출기업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5%이지만, 이들 기업의 무역액 비중은 4.8%에 그쳤다.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기업을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10~49명 기업은 5.5%, 50~249명 기업은 10.2%다. 모두 합쳐도 20.5%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는 모두 종사자 250명 이상의 기업들 차지다. 수출기업 수는 2000개로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기업 전체 수출액은 5256억달러로 이 가운데 이들 기업이 4178억달러(79.5%)를 수출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250명 이상 대기업의 수출액 비중은 79%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소상공인을 수출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주 청장의 의지와는 별개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을 수출시장으로 유도하기에 앞서 무너져가는 내수시장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란 지적이 많다. 기존에 수출시장에 참여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화하는 한편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날 주 청장도 신년사에서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합업종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 그리고 골목상권과 대형유통점의 상생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기청은 적합업종 법제화를 위한 실태조사도 한번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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