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모처럼 훈훈한 뉴스였다. 비정규직 파견업체 직원이었던 국회 환경미화원 200여명은 2일부터 국회의 정식직원이 됐다. 한 언론매체에서는 해당 기사와 함께 국회 직원 신분증을 목에 걸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환경미화원들의 사진을 여러장 실었다.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은 지난 2일 기념행사에서 “너무 늦게 국회직원으로 모셨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며 참석자들에게 큰 절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자신을 직접 고용하는,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 ‘훈훈’을 넘어 감동으로 전해지는 것은 이 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서글픈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2월30일 발표한 ‘비정규직 노동통계’를 보면, 2016년 비정규직의 월평균 상대임금 수준(정규직=100)은 53.5%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공간에서 유사한 일을 하고 있지만, 단지 신분상의 이유로 절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0년 초반 60% 수준에서 금융위기 이후 2009년 54.6%, 지난해 53.5%로 그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정규직 규모는 644만4000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2.8%다. 임금근로자 3명중 1명이 절반의 보수를 받아 생활하고 있는 비정규직인 것이다.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은 이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산통과 하루 전날까지도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반대가 완강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공공기관에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많은데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공공부문부터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하는 반응이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소득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는 사회적 문제로 커질 수 밖에 없다. 사회안전망이 허술한 현실에서 열악한 근로조건과 저임금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분명하다. 공공부문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과 이를 정부가 반대했다는 전언을 들으며 요즘 유행하는 말로 ‘자괴감’이 든다. 참 우스운 일이다. 국회 환경미화원 정규직 전환이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가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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