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돕겠다는 정부의 지원자금이 ‘눈먼 돈’이라는 인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올해 중소기업지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성과가 뒤따라야 하며, 성과평가의 우선순위는 ‘일자리’와 ‘세계화’다.

중소기업청 주최로 4일 열린 ‘중소기업 시책설명회’에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017년 중소기업지원사업은 성과가 반드시 수반돼야 지원할 수 있으며, 성과평가의 우선순위는 일자리 창출과 세계화가 될 것”이라며 “모든 정책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맞춰질 것”이라고 강력한 정책 실행의지를 보였다. 과거에는 단순히 씨뿌리기 지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성과창출 중심의 지원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올해 중기청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8조7000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주요 지원분야는 ▲금융 ▲기술개발 ▲판로 ▲수출 ▲창업·벤처 ▲소상공인 등이다.

◇금융=올해 정책자금 융자예산은 3조58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 증가한 규모다.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예산을 지난해 1250억원에서 225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정부 수출지원사업과 연계한 전용자금을 신설했다.

서비스분야 정책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소매업,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 등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을 정책자금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수출성과 향상기업, 1명이상 고용창출기업, 시설자금 지원기업 등 성과창출 기업에 대해 금리, 대출기간 연장, 이자환급 등 우대한다. 수출,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해서는 보증지원도 확대한다. 매출채권보험 인수규모도 지난해 17조5000억원에서 올해 18조원으로 늘려 중소기업의 경영안정화를 돕는다.

◇기술개발=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예산 규모는 9517억원이다. 11개 세부사업, 21개 내역사업에 지원한다. 글로벌진출가능기업, 신성장분야, 고용촉진기업 등 성과중심 지원을 강화했다. 또 중기청은 대학·연구기관 활용기반을 강화하고 민간기업간 협력을 촉진시키는 등 산업생태계 중심의 R&D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서 작성분량을 10페이지 내외로 한정하고 연간 동시 수행할 수 있는 과제 수를 2개로 제한하는 총량제 적용 예외 사업을 확대한다. 동일사업에 대한 연간 과제 신청횟수도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이밖에 연구비 유용 방지 대책과 R&D결과물을 사업화에 연계하도록 지원하는 사후관리 제도도 강화한다.

중소기업청 주최로 4일 열린 ‘중소기업 시책설명회’에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017년 중소기업지원사업은 성과가 반드시 수반돼야 지원할 수 있으며, 성과평가의 우선순위는 일자리 창출과 세계화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 실행의지를 보였다.   ©중기이코노미

중기청은 중소기업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90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핵심역량을 갖춘 우수기업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연계지원할 계획이다.

◇수출=수출중소기업이 직접 필요한 수출지원프로그램과 공급기관을 선택하는 ‘수출바우처 제도’를 신설했다. 수출초보기업에 대해서는 민간전문 ‘글로벌시장개척전문기업’을 선정해 수출유망기업을 직접 선발하고 최종 수출성사시까지 밀착지원하도록 했다.

미국 중국 등 주력시장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출채널을 확대하고, 온라인 B2B 매칭 플랫폼인 ‘고비즈코리아’를 ‘원싱글윈도우’로 확대개편해 온라인 수출의 전체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창업·벤처=‘저변확산’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창업지원정책을 ‘도약 및 성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아이디어와 내수 위주의 창업을 지양하고, 기술기반의 해외지향형 창업기업에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스타벤처 육성, 고부가기술중심창업, 해외시장개척형창업, 위험분산형 창업생태계 지원, 시장밀착형육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소상공인=기존에는 보호위주였던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육성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성과창출에 주력한다. 중기청은 온라인 및 O2O 등 새로운 유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소상공인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생업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창업 시 지역별, 업종별 과당경쟁이 우려되는 지역을 소상공인 과밀지역으로 지정하고, 과밀업종 예비창업자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창업지원을 차등화해 신사업으로 사업전환을 유도한다. 또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해 유망업종 중심의 준비된 창업을 유도할 계획이다.

창업환경 등 성공가능성이 높은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유망 소상공인의 해외창업을 지원하고, 한계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재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상공인공제를 통해 영세소상공인의 생업안전망도 확충할 계획이다.

주영섭 중기청장은 “FTA 확대로 한국시장이 세계 경쟁자들에게 빠르게 열리고 있고, 첨단기술이 만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은 내수시장에서도 중국·미국·유럽·일본 등과 경쟁하게 된다”며“내가 만든 상품·서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기업이 살고 죽고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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