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규모의 대형 서점도매업체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내면서 중소 서점업체의 연쇄도산 우려가 나온 가운데 정부가 단기자금 지원책 등을 내놨지만 출판업계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기 보다는 빚내서 빚을 갚으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회관에서 10일 열린 ‘송인서적 부도사태에 따른 출판산업 피해대책 긴급간담회’   ©중기이코노미

국회의원 회관에서 10일 열린 ‘송인서적 부도사태에 따른 출판산업 피해대책 긴급간담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박위진 미디어정책관이 밝힌 정부지원책은 단기적인 자금지원에 집중됐다. 송인서적 부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50억원 규모의 출판기금을 활용해 피해업체에 1%대 저금리 긴급대출을 실행한다(종전 3.6% 금리). 또 500만원 이하는 무보증대출, 2000만원 이하는 1인 보증으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완화했다. 11일부터 출판문화진흥재단에 신청하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준한 정책자금 및 특례보증’을 실시해 5인 미만(인쇄사 10인 미만) 업체의 경우 소공인특화자금(1억원내, 2.39%)과 일반경영안전자금(7000만원내, 2.39%)을, 업력 5년이상 업체라면 성장촉진자금(1억원내, 2.19%)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보증 만기를 연장하며 우대요건을 적용한다. 그리고 5인 이상(인쇄사 10인 이상) 업체는 금리 기준조건이 완화된 긴급경영자금(10억원내, 2.3%)을 지원한다. 정책자금 특례보증 규모는 중소기업청 등 관련부서와 협의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박 정책관은 설명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효상 유통위원장(왼쪽 두 번째)은 “결국 출판업자에게 돈을 갚으며 생존하라는 얘기‘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지원책을 비판했다.   ©중기이코노미

하지만 출판업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송인서적 부도로 어음이 휴지조각이 된 상황에서 또 다른 빚으로 돌려막으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출판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유종호 회계사는 “정부대책은 출판사를 빚쟁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직접 예비비나 공적자금을 투여하지 않고 대출을 한다는 것은 출판사 빚을 더 늘리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금을 투자해봤자 출판사는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회계사는 “송인서적 주주에 대한 책임을 묻고 공적회사로 전환해 거기에 투자하는 것이 어음을 융통시켜 출판사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송인서적 부도로 영세출판사의 연속피해가 우려돼 “출판계의 재난사태”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문체부가 내놓은 자금지원책은 중소 출판업자 신용으로 어렵다.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500만원까지 가능한 무보증 대출뿐이며, 2000만원 이하 1인 보증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출판계 손해 1억원이면 해운업계 1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송인서적 부도는 출판계의 재난사태”라며 “재원을 마련해 피해자들에게 무보증으로 어음을 교환해주는 식의 해결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실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재난사태라고 규정한 이유는 약 700억원의 잠정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출판사가 영세해 연쇄피해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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