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아 상담을 받고 가맹본부인 A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A사가 박람회 기간동안 상담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주에 대해서는 오픈비용 중 1000만원을 보상해 주고, 오픈시 필요한 주요 식재료를 일부 무상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가맹비 및 교육비도 면제라는 말을 듣고 B씨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점포를 오픈하면서 받은 식재료 비용을 검수해보니 무상제공이 아니고 모두 비용처리 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약속했던 오픈비용 지원에 대해서도 모든 점포에 지원하는 비용이 아니라 3개월 이상 영업을 하고, 영업실적이 일정수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만 지원한다고 가맹본부는 말을 바꿨다. 또 계약당일 교부받아 서명한 계약서를 살펴보니, 아직 받지도 못한 정보공개서를 1개월 전에 받았다는 내용에 서명이 돼 있는 등 구두로 설명받은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박람회 현장에서 즉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를 받았다면, 가맹점주가 계약내용을 세세히 검토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더라도 일단 서명한 계약서는 그대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계약서를 일방적으로 교부받은 계약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기자>   ©중기이코노미

계약서는 최소 계약 하루 전, 정보공개서는 14일 이전 제공

가맹사업법 제11조(가맹계약서의 기재사항 등)에서는 가맹본부가 최소한 계약일 하루 전에 계약서를 가맹사업주에게 교부하도록 정했다. 만일 가맹점주가 계약서 작성일 이전에 가맹금을 지급하게 된다면, 적어도 가맹금 지급 하루 전에는 계약서를 미리 받아 검토해야 한다.

B씨가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가맹계약을 체결했다면, A사가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경우다. 가맹사업법 제7조(정보공개서의 제공의무)에서는 가맹본부는 정보공개서와 함께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가맹계약 혹은 가맹금 수령 14일 이전에 가맹사업자에게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가맹희망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맹본부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가맹희망자는 정보공개서와 이와함께 제공되는 인근가맹점 10개에 대한 현황문서를 잘 살펴본 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또 창업박람회 현장에서 식재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오픈비를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는 가맹사업법 제9조(허위·과장된 정보제공 등의 금지)를 위반한 행위다.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8조에서는 ▲객관적인 근거없이 가맹희망자의 예상수익상황을 과장해 제공 ▲사실과 다르게 가맹본부가 최저수익 보장하는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점포예정지 상권분석 등과 관련해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을 허위과장의 정보제공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허위·과장 또는 기만적인 정보를 제공한 경우 징역·벌금

<그래픽=채민선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기만적인 정보제공행위는 ▲중요사항을 적지 않은 정보공개서를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지원하는 금전, 상품 또는 용역 등이 일정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해당요건을 제시하지 않고 모든 경우 지원되는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계약의 체결·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이와같이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A사는 그 행위를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유을 입증하지 못하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가맹본부가 허위·과장 또는 기만적인 정보를 제공한 경우 본부가 제공한 정보가 계약 체결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요소라는 점을 고려해 엄중하게 처벌한다. 가맹사업법 제41조(벌칙)에 따르면 허위·과장된 정보제공 등을 금지한 제9조의 규정을 위반해 허위·과장의 정보제공행위나 기만적인 정보제공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사례에서 만일 B씨가 계약 이전에 계약서나 정보공개서를 제공받고 그 내용을 모두 알게 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된다면, 이는 민법상 계약취소의 요건에 해당된다. 따라서 B씨는 계약상 중대한 내용을 설명받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해 법원에 계약의 취소를 주장할 수 있고, 계약서와 정보공개서를 미리 제공받지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경기도불공정거래상담센터 박세정 가맹거래사는 “창업박람회장 혹은 사업설명회장에서 받은 사업 설명자료를 사업이 시작된 후 버리는 사업주들이 많다”며 “이 자료들은 후일 가맹본부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약속내용을 부인할 때 매우 중요한 입증자료가 되므로 잘 간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매출액 약속, 지원금 약속 등은 사업 설명자료에 명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설명회장에서 설명화면을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현장에서 브로셔에 메모한 자료들은 직접증거는 안되도 정황증거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보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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