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는 여성벤처의 대명사였다. 스팀청소기 1000만대 판매의 주인공. 워킹맘이자 5급공무원이었던 한경희 대표가 주부로서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했던 스팀청소기는 주부의 마음을 담았다는 가치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개발한 스팀다리미도 잇단 대박을 터뜨렸다.

‘잘 나가던’ 한경희였기에 최근 워크아웃 소식이 업계의 화제다. 지난 13일 한경희생활과학(㈜미래사이언스)의 주채권은행인 IBK기업은행은 한경희생활과학이 지난해 12월28일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으며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실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은 부도위기에 처한 기업 중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부도를 막고 회생할 방법을 찾아 재무구조 개선을 하는 작업을 말한다.

한경희 생활과학이 2015년 선보인 신개념 조리도구 가위칼 출시행사에서 한경희 대표가 가위칼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리한 사업확장과 함께 최근 미국 시장진출에서 발생한 손실이 워크아웃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한경희 생활과학은 2014년 미국기업인 SDS와 100억원대 캡슐음료 납품계약을 했지만 제품불량으로 투자금액이 고스란히 손실이 됐다. 결국 2015년 한경희생활과학은 매출 391억원, 영업손실 195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경영악화 원인은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무리한 사업확장, 충분한 준비없이 시작한 해외진출로 인한 손실 그리고 대표이사의 사업외 방송, 강연, 다른 분야 활동 증가 등이다.

한경희 생활과학은 IBK기업은행의 기업지원프로그램인 체인지업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경희 대표는 최근 각종 언론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실패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재무구조조정 차원의 워크아웃으로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신사업으로 재기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경희라는 브랜드의 힘과 영업 네트워크가 살아있는 만큼 재기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는 만큼, 이번 워크아웃이 한경희 생활과학의 체질개선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재기에 성공한다면 한경희는 벤처성공신화에 이어 재기신화를 또 한번 쓰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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