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도전지원사업을 통해 재도약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재창업 전에 운영하던 기업의 경영방식에 법적, 도덕적 결함이 없었는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한 재창업 지원 전 ‘성실경영평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중소기업청 재도전성장과 임동우 사무관은 중기청이 19일 개최한 ‘2017년 재도전 지원사업 통합설명회’에서 “실패기업인은 모두 부도덕(불성실)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재도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다수의 성실한 재창업 도전자들에 대한 재기 지원정책으로의 정책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도전지원 신청 전 ‘성실경영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성실경영평가란 재창업 전의 기업을 경영하며 분식회계, 고의부도, 부당해고 등을 하지 않고 성실하게 운영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해 출연·보조·융자 등 재정지원을 제한하거나 지원대상자 선별에 활용하는 제도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주요평가기준은 ▲분식회계, 고의부도, 사기, 배임, 횡령, 조세범, 부정수표 등 과거 기업경영과 관련된 법률 위반여부 ▲부당해고, 고의적 임글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실 여부 ▲금융질서 문란, 채무면탈, 사해행위 등 부도덕한 경영사실 여부 ▲위장폐업, 의도적 거래대금 체납, 재산도피 등 불성실 경영여부 등이다.

임 사무관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범죄경력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범죄경력이 조회된 기업에는 소명의 기회를 주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범죄경력이 있는 지원자들 중 소명기회를 통해 절반가량은 재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도적이고 부도덕한 경영행위가 아니면 범죄경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제한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재도전 지원예산 2550억원, 폐업 전·후 재도약 지원

올해 재도전기업 지원예산은 2550억원이다. 폐업 전 위기극복을 위한 지원부터 사업실패 후 재도전 지원까지 중기청, 산업부, 미래부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기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창업은 119만개였고, 폐업은 79만개였다. 또 창업 5년 이내 10개 기업 중 7개의 기업이 폐업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창업 지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임 사무관은 “정말 성실하게 사업을 했어도 불황과 금리인상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실패하는 창업가들이 많다”며 “창업의 실패는 경제적 곤경 뿐만 아니라 가정불화를 일으키고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특히 창업자들의 경우 경영사정이 악화돼도 사업을 정리하기 보다는 연명하려고 하면서 손실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부진한 사업을 전환하거나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중기청의 진로제시컨설팅이나 회생컨설팅 사업은 위기에 처한 창업가들에게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한다. 또 사업전환자금과 구조개선자금, 재기지원보증 등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미 폐업을 했다면 재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재도약을 모색할 수 있다. 실패기업 경영자들이 모여 실패사례를 공유하고 실패원인과 극복방법을 논의하는 ‘재도전경영자힐링캠프’에 올해 100여명을 모집해 지원한다. 

사업화·기술개발을 모색하는 기술기업이라면 중기청의 창조혁신형 R&D 사업, 미래부의 K-Global ICT유망기술개발 프로그램, 산업부의 재도전 기업 연계공공기술사업화 프로그램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중기청은 재창업 융자·보증자금으로 1000억원을 마련했다. 패키지형 재도전지원사업은 예비 재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실패경험이 있으나 재도약 가능성이 높은 예비창업자들을 발굴해 교육부터 창업, 사업화까지 일괄지원하는 신속 재도전지원 프로그램이다.

창업 성공 경험자, 신규 창업자보다 재창업성공률 높아

임 사무관은 “조사결과 창업 성공경험이 있는 창업자의 재창업성공률은 30%, 창업 실패경험자의 재창업 성공률은 20%, 신규 창업자의 창업성공률은 18%였다. 창업경험을 사장시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비용을 잃는 것이므로 창업경험을 활용해 재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중기청은 창업실패 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신용상의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재창업자금을 받은 기업의 불이익한 신용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재창업자금을 받은 기업이 성실히 상환을 하는 경우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가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징수와 체납처분에 대한 유예기간을 각각 9개월, 12개월에서 모두 36개월까지 연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창업자금을 융자받은 기업이 납품계약을 체결할 때 필요한 계약이행보증보험도 담보없이 신용으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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