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 3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규모는 8000억루블을 넘었고, 한화로 약 14조5000억원 정도다. 러시아 국내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 건수는 지난해 1억9000만개로, 러시아 국민 1인당 1.3회 이상 구매한 셈이다. 해외 브랜드제품을 직접 온라인으로 구매한 금액도 한화로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데이터 인사이트(Data Insight) 보고서를 보면, 매년 25∼3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시장 규모는 2020년께 2.2조루블(한화로 약 4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온라인쇼핑 시장 발전 현황

2015~2016년<자료=Data Insight>

지난 몇년 동안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만큼은 인터넷 보급 확대와 모바일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이처럼 성장이 빨랐다. 특히 온라인쇼핑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고, 배송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양한 IT서비스 기술이 결합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다.

전자상거래 품목별 판매율을 살펴보면, 시장 초기부터 꾸준히 의류나 신발, 액세서리, 화장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매력적인 가격할인정책에 힘입어 전자제품, 가정용품, 자동차부품 구매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아동용품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러시아 전자상거래 품목별 판매

2015년 기준<자료=Akit, 코트라>

아래 그림을 보면, 러시아 전자상거래 ‘Top-100’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주요 취급 품목들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전자기기,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품목별 분포

<자료=Data Insight_Internet Magazine Runet>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아마존(Amazon), 이베이(eBay)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 부진하고, 반대로 중국의 해외직구 사이트들의 시장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알리바바(Alibaba), JD.COM, XBNiao 등 거대한 중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러시아 현지에 사업거점을 마련하고, 물류·배송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이다. 또 현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해 러시아 해외직구 쇼핑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아래 표는 2015년 기준 러시아 전자상거래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액 순위를 나타낸다. 인세일즈(InSales)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수는 대략 4만3000개다. 이 가운데 매출액 기준 1억달러 이상 업체가 50개이고, 5200만달러 이상의 실적을 가진 업체는 950개 정도다. 그나마 규모를 유지하며 실질적인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는 약 2000개 정도로 파악된다. 최근 각 전자상거래 업체들간 경쟁이 이처럼 치열해지면서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SNS 매체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제품 홍보전도 치열하다.

러시아 전자상거래 상위 10개 업체

매출액 기준, 2015년<자료=Di-Logistics-Base Report 2016_Data Insight>

주지하다시피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갖고 있다. 한반도보다 77배가 더 크다. 이 때문에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요인과 장애요인 모두 있다. 우선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주요 대도시 이외 지방 중소도시나 변방지역까지 빠른 배송이 쉽지 않아 평균 배송시간이 짧게는 5일, 길게는 14일까지 걸린다. 원거리 택배에 따른 물류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또 광대역 통신과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지방 중소도시와 소외된 지역에서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자유롭고 다양하게 쇼핑을 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이보다 편할 게 없다.

한편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몰 시장규모는 53조원을 넘어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이 선제적으로 러시아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질 좋은 상품과 고객의 편리성을 강화한 IT서비스 기술을 결합하고, 러시아어를 지원하는 한국산 토종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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