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콘텐츠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기업들은 넷플릭스와 아마존비디오 등 OTT(over the top,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발달로 기존의 유료방송을 해지하거나 유료방송을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Cord Cutting 또는 Cord Nevers)가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OTT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고 시장규모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4년 156억5100만달러였던 세계 OTT 시장규모가 2018년 327억달러까지 2배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OTT는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 볼 수 있다는 점,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등 장점이 많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8~34세)가 콘텐츠 소비의 주요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세계 최대의 방송시장(2014년 약 1682억달러, 세계시장의 41%)인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매체보다 모바일·온라인 기기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의 OTT 시장규모를 2015년 132억달러에서 2020년 205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은 국경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 다양한 콘텐츠 접근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와 달리 양질의 콘텐츠라면 해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에따라 신규서비스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해외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콘텐츠기업 역시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27억뷰를 돌파한 ‘강남스타일’이나, 미국 빌보드 차트 26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피땀눈물’은 뉴미디어 플랫폼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은 ‘넷플릭스(Netflix)’다. 미국내 구독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4713만명, 전년 동기대비 483만명 증가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는 한국 영화와 다큐멘터리,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50여편에 달하는 한국 영상콘텐츠를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을 아시아 콘텐츠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어 우리기업에겐 호재다. 넷플릭스는 이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Okja)’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천계영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등 독자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유튜브(YouTube) 또한 주목해야 할 플랫폼이다. 유튜브의 KBS World TV 채널은 2016년 9월 기준 약 3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며,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약 17억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엑소(EXO)와 빅뱅(BigBang)을 비롯한 케이팝 뮤지션들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가장 인기가 있다. 이와함께 지상파 방송국인 MBC, SBS와 케이블 방송국인 CJ E&M, JTBC, 채널A 등도 케이팝 관련 콘텐츠 및 신규 방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 광고수익과 프로그램 홍보에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단지 자사의 콘텐츠를 홍보하는데서 벗어나 콘텐츠로부터 수익을 얻고, 온라인 유통시장을 개척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이밖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훌루가 유료화를 통해 시장에 진입했다. 또 기존의 유료방송사가 운영하는 슬링TV, 스트림, Go90 등의 서비스도 시장에 진출해 있다. 케이블TV업계의 강자인 컴캐스트는 유니버설픽처스와 드림웍스를 인수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Apple TV도 다수의 TV채널을 개별적인 앱 형태로 제공하는 인터넷 TV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등 OTT서비스 플랫폼에 진출해 있는 한류 영상콘텐츠는 많지 않다. 바꿔말해 미국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시청자들이 추가로 구독료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 젊은 층을 넘어서 폭 넓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수요층을 넓히기 위해 다국어 자막 등 번역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철민 미국 비즈니스센터장은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미국 시청자들의 이용패턴을 기반으로 콘텐츠 유통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기업들도 시청률과 선호도 등 이용패턴을 파악해 진출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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