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대주주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하고,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전자투표제다. 총회 절차를 간소화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수주주의 편의와 주주총회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평범한 소액주주들은 주식시장에서 한 종목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액주주들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싶어도 주주총회가 같은 날 열리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또 투자금 자체가 적은 소액주주가 주총에 참여해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가능성도 희박해 주총에 반드시 참여해야 할 이유 자체도 없다. 이같은 현실적인 애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하자는 입법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자투표제는 2009년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그러나 전자투표제를 시행할지 말지는 이사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실의 강정민 보좌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전자투표제를 요구해도 회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소수주주의 불참으로 지배주주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투표제 도입과 관련,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안과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안이 있다. 두 발의안 모두 상법 제542조의14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행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일정 규모의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특례로써 전자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픽=박홍기 기자>   ©중기이코노미

법제사법위원회 강병훈 전문위원은 “전자투표제는 우리나라의 IT기술 발전을 기업경영에 접목시켜 총회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수주주의 편의와 주주총회 참여율을 높여 소수의견의 반영을 용이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다”며 “상장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소수주주의 참여를 높여 그 의사를 반영하고 편리성과 경제성을 도모하는 한편, 주주의 회사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개정안의 입법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개정안 검토의견을 냈다.

이와관련 강 보좌관은 “채이배 의원안은 주주총회 한번 할 때 마다 400~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서면투표제와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개정의 취지는 김종인 의원안과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한다면,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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