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31일 발표한 ‘2017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보면, 조사한 10개 업종 모두 지난해 하반기 사업체(상용근로자 5인 이상)의 구인인원에 비해 채용인원이 적어 약 2만7000개의 미충원 일자리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사업체는 제시한 임금 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다는 점을 인력 미충원의 주된 사유로 꼽았다. 또 사업체는 원하는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구직자가 부족하다고 했다. 업종별로 구직자의 기대와 불일치한 경우가 ▲기계 29.6% ▲조선 39.2% ▲전자 27.2% ▲섬유 28.2% ▲철강 26.7% ▲반도체 14.8% ▲자동차 26.7% ▲디스플레이 20.5% ▲건설 28.1% ▲금융보험 27.5%에 이르니 놀랍기까지 하다. 적게는 10% 넘게, 많게는 40% 가까이 구인·구직 조건이 일치하지 않아 ‘미스매치’가 생긴 셈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사업기술진흥원은 같은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는 조선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이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만을 내놨다. 충원하지 못한 일자리를 채우는 것 역시 시급해 보이는데도 전체 일자리 수만 강조한 듯해 아쉬운 대목이다. 미충원 일자리에 대한 대책 없이 단지 일자리 수에만 연연해서는 근본적인 일자리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팀 김수현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인력 미충원 사유를 조사해보면 매년 비슷하게 나온다”며 “이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틈만 나면 ‘일자리 확충’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해도 이처럼 구직자가 입사하지 않거나 사업체가 채용을 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일자리를 확충해 가는 방법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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